춤추는 메모리 시세 또 다시 폭등세로

용산 전자상가의 메모리 가격이 또다시 폭등하고 있다.

전자상가의 메모리 가격은 PC133규격 삼성전자 64MB모듈의 경우 지난 27일 오전만 해도 2만6000∼2만7000원에 불과했으나 오후 들어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3만원을 단숨에 넘어버렸다. 또 이날 오전 6만원선에 판매됐던 PC133규격 삼성 128MB모듈은 오후부터 7만원을 넘어섰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8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28일 어느 정도 가격이 안정되고 있지만 PC133규격 64MB모듈은 3만원선, 128MB모듈은 여전히 7만원 가까이 거래되고 있다. 올들어 전자상가에서 메모리 가격이 이처럼 폭등한 것은 지난 10일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로 용산의 컴퓨터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반도체 유통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메모리 시세가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데다 지난 24일 있었던 일본 지진여파로 국제적인 상승세를 예측한 국내 제조업체들이 공급물량을 대폭 줄인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현대전자의 경우 PC제조업체에는 메모리를 공급한 반면 일선 대리점에는 지난 22일부터 물량부족을 이유로 출고를 중단했다. 삼성전자도 현대반도체와 거의 때를 같이해 일선 대리점에 대한 메모리 공급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달러대 원화의 환율이 올라 제조업체가 환율상승분만큼 출고가격을 올린 것이 전반적인 가격상승을 초래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메모리 값이 이처럼 불과 2주 사이에 2배로 오르거나 절반값으로 떨어지는 「널뛰기 장세」를 보임에 따라 용산의 조립PC업체들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번 메모리 파동을 경험한 일부 상인들은 또다시 닥칠 구득난을 예상해 재고를 비축해 놓았으나 대부분의 영세 조립PC업체들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오른 가격에 메모리를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조립PC업체들은 메모리 재고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한편 소비자에게는 메모리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PC를 조립, 판매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