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인터넷 그룹 패시픽센추리사이버웍스(pccw.com)를 이끌고 있는 리처드 리 회장(34)이 미국의 명문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것처럼 행세하다가 뒤늦게 이 학교를 중퇴한 사실이 들통나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www.iht.com) 신문이 22일 이 학교 관계자의 말을 빌려 「리 회장이 80년대에 스탠퍼드 대학을 다닌 것은 사실이지만 학위를 받은 적이 없다」고 보도하자 홍콩 언론들이 연일 리 회장의 「유령 학위」를 머릿기사로 다루기 시작했다.
마침내 리 회장은 자신이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다고 시인하고 회사 홍보용 자료와 웹사이트에 기재된 문서상의 오류로 인해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사이버웍스는 지난해 홍콩 최대 IT기업인 홍콩텔레콤을 인수할 때만 해도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유망한 인터넷 기업으로 명성을 떨쳤으나 최근 전세계적인 닷컴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PCCW가 큰 폭의 적자를 낸 후 리 회장도 하루아침에 투자자들 사이에 폭력과 조롱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올해 초 홍콩텔레콤이 소유하고 있는 공중전화 부스가 잇따라 박살났으며, 이 달 초에는 한 출판사가 리 회장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97페이지 분량의 만화를 내놓자마자 3주도 채 못돼 2만권이 팔려나가기도 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