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입력만으로 해당 사이트를 찾아갈 수 있는 인터넷 키워드 서비스를 놓고 서비스업체 사이에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선발업체인 넷피아닷컴과 후발업체인 리얼네임스-한글인터넷센터(HINC)가 서로의 서비스가 부당하다며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넷피아닷컴이 한국통신·하나로통신·두루넷 등 주요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와 제휴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 데 이어 HINC가 주요 ISP를 대상으로 임의로 IP주소를 변경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까지 준비 중이다. 더욱이 이들 업체는 자사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상대방을 공격하며 전면전을 선언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 리얼네임스와 HINC의 「선공」 =리얼네임스와 HINC는 넷피아닷컴의 한글 키워드 서비스가 MS의 익스플로러 부가기능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HINC 측은 익스플로러 URL 창에 입력한 한글 키워드를 넷피아닷컴의 시스템인 ngDN키트가 IP주소를 임의 변경하는 방식으로 끌어가 불법이라는 설명이다. 또 ISP와 손잡고 이를 임의로 처리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HINC는 넷피아닷컴과 주요 ISP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으며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에 관한 법」 등 관계 법령을 검토해 위법성이 드러날 경우 법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다국적 키워드 서비스 전문업체인 리얼네임스는 지난해 11월부터 HINC와 제휴해 국내에서 한글 인터넷 키워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 넷피아닷컴의 「반격」 =넷피아닷컴은 이에 대해 한국시장 진출을 쉽게 생각한 리얼네임스와 대주주인 MS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궁여지책으로 내세운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또 이면에는 MS가 브라우저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자국어 키워드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IP 임의변경과 관련해서는 도메인네임 서버(DNS)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ISP가 DNS를 통해 보내는 신호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ISP 의사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법률적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자체 개발한 다국어 스캐닝 기술을 통해 원래 사용자가 입력한 한글을 자체에서 인식하고 등록된 키워드는 해당 사이트로, 그렇지 않은 한글 키워드는 ISP가 지정한 검색사이트로 연결하기 때문에 MS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 해결점 없나 =두 업체가 서로 대립하면서 정작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사용자들이다. 한글 키워드 서비스를 원하는 업체는 불가피하게 두 업체에 모두 등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중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셈이다. 현재 한글 키워드 서비스를 위해서는 연 11만원을 등록비로 납부해야 한다. 양사가 갖고 있는 기술 또한 장단점이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넷피아의 기술은 익스플로러를 비롯해 넷스케이프 등 다른 브라우저는 물론 무선인터넷·인터넷TV 등을 모두 지원한다. 반면 리얼네임스의 기술은 사실상 표준으로 정착한 MS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결국 시장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로 밀고 당기는 신경전 이후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과 브랜드·서비스 이름을 포함할 때 연간 2조원의 시장규모로 예상되는 인터넷 키워드 시장을 놓고 과연 어느 업체가 주도권을 잡을지 주목된다.
■키워드 서비스 업체 현황
업체 = 넷피아닷컴 = 한글인터넷센터
설립 시점= 98년 1월 = 2000년 9월
주소 = http://netpia.com = http://www.hinc.co.kr
서비스 시점(브라우저 방식)= 2000년 8월 = 2000년 12월
제휴업체 = 18개(ISP) = 20개(등록 대행업체)
키워드 등록가격(원) = 110,000 = 110,000(로열티 35%)
기타= 자체 기술로 키워드 기술 개발 = 리얼네임즈(MS가 대주주)와 제휴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