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컴퓨터>「클러스터」전성시대 열린다

국내에도 비교적 값이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클러스터 슈퍼컴퓨터의 전성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는 지금까지 고성능 유닉스서버에서 주로 사용해온 클러스터링 기술을 이용해 PC나 워크스테이션을 10여대에서 수백대까지 연결, 슈퍼컴퓨팅 성능을 구현하는 다소 국내에서는 새로운 개념의 슈퍼컴퓨터다. 따라서 1대에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를 오르내리는 기존의 슈퍼컴퓨터의 개념과는 달리 값은 싸면서도 우수한 성능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관련업계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실제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 개발돼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연구소나 기업·대학 등의 분야에서 도입을 시작했거나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기상청이나 과학기술정보원(KISTI)·삼성종합기술원 등에서는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도입, 일부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가 이처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무엇보다 비용 때문이다. 기존 슈퍼컴퓨터는 대당 최소한 수억원을 호가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백억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는 고성능 PC나 워크스테이션을 병렬로 연결해 슈퍼컴퓨터 성능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60∼90%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물론 성능 또한 기존 슈퍼컴퓨터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현재 개발된 제품 중 리눅스 운용체계(OS) 기반의 인텔 펜티엄Ⅲ 제온 프로세서 16개를 탑재한 시스템의 경우 16기가플롭스(1기가플롭스는 초당 10억회의 연산능력을 의미)의 성능을 발휘한다. 알파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의 경우는 128개의 CPU를 탑재해 170기가플롭스의 성능을 기록한 바 있으며 최대 256개의 CPU까지 탑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클러스터 컴퓨터는 병렬로 다수의 PC나 워크스테이션을 연결하기 때문에 이론상 무제한으로 확장할 수 있으며 성능 또한 기존 백터형보다 월등히 앞

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구나 여러 대의 PC나 워크스테이션을 병렬로 연결하는 대신 업무는 분산처리 방식을 취하고 있어 오히려 적용업무에 따라 시스템을 구성,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른바 적용업무에 따라 수시로 컴퓨터를 연결하거나 분리해 사용할 수 있는 맞춤식 슈퍼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특수목적용 슈퍼컴퓨터를 쉽게 개발, 사용할 수 있다. 또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는 리눅스를 OS로 사용하고 있어 안정적이면서도 저가의 우수한 리눅스 공개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현재 딥브레인시스템즈를 최근 인수한 트론웰과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이파워게이트·클루닉스·리눅스원 등이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트론웰(대표 김성준 http://www.Tronwell.net)은 딥브레인시스템즈가 개발한 「빅몽구스」를 이용, 슈퍼컴퓨터 ASP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의 슈퍼컴퓨터는 인텔 펜티엄Ⅲ 제온프로세서 16개에 리눅스 운용체계(OS)를 탑재한 제품으로 이론상 성능치가 16기가플롭스에 달하고 있으며 하드웨어와 OS를 소프트웨어 병렬처리에 적합하도록 설계해 기상예측 애플리케이션이나 3차원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대표 한병길 http://www.zion21.com)도 삼성종합기술원과 공동으로 170기가플롭스급 성능을 갖고 있는 리눅스 기반의 클러스터 슈퍼컴퓨터 개발을 완료했다. 이번 시스템은 국내 최대규모로 128 CPU의 알파 프로세서를 이용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로 삼성전자의 알파프로세서를 듀얼로 장착 가능하며 최대 256 CPU, 메모리는 256GB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클루닉스(대표 차상원 http://www.ciunix.com)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운영체제연구실(지도교수 고건)·병렬처리연구실(지도교수 한상영)과 공동으로 클러스터 슈퍼컴퓨터인 「아르콘테스」를 개발, 출시했다. 아르콘테스는 이 회사가 개발한 「엔클러스터」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하나의 시스템에서 여러 개의 작업분배기(로드 밸런서)를 설정,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방대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이파워게이트(대표 최은석 http://www.epowergate.co.kr)는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에 클러스터링 슈퍼컴퓨터를 구축, ASP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국내 10여개 업체와 호스팅시범서비스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의 2개 업체와도 이미 시범사업에 관한 협의를 마치고 서비스에 들어갔다. 현재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에 400기가플롭스급의 슈퍼컴퓨터를 구축해 놓고 있으며 3차원 애니메이션 저작용 렌더링 애플리케이션을 병렬 슈퍼컴퓨터용으로 개발, ASP사업을 벌이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