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형디지털이동전화(GSM)방식의 2.5세대인 GPRS(General Packet Radio Service)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통신단말기 및 장비업체들이 제품 출시를 서두르면서 GPRS용 반도체시장도 점차 무르익고 있다.
외국 반도체업체들은 그동안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및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등 3세대 이동통신시장을 겨냥해 국내 고객사들과 물밑접촉을 벌여왔으나 3세대시장의 지연이 예상되는데다 주요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유럽수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당분간 2.5세대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커넥선트시스템스·텍사스인스트루먼츠·아날로그디바이스·LSI로직·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외국 반도체업체들은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에 시제품 형태로 공급해왔던 GPRS용 모뎀칩(베이스밴드 칩세트)과 디지털신호처리기(DSP) 등 주요 부품을 다음달부터 양산용 완제품으로 바꿔 공급한다는 계획아래 국내업체들과 본격적인 구매상담에 들어갔다.
GSM용 고주파(RF) 트랜시버 등을 공급하는 커넥선트시스템스코리아(대표 손명원)는 기존 거래선을 중심으로 다음달부터 GPRS용 부품들을 공급하기로 하고 물량수주작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GPRS시장에서는 베이스밴드 칩은 물론, 전력증폭기, 아날로그디바이스 등을 하나로 통합한 칩세트를 공급, 제품양산을 적기에 지원할 예정이며 제휴관계인 프레어리어컴의 GSM기술을 지원받아 국내업체에 제공할 계획이다.
노키아한국지사 등에 GSM용 DSP를 공급해온 텍사스인스트루먼트코리아(대표 손영석)는 다음달부터 GPRS 베이스밴드 칩세트와 DSP를 중심으로 관련부품을 공급하기로 하고 국내 제조업체들과 물량공급을 협의중이다.
최근 2.5세대 RF칩을 발표한 아날로그디바이스코리아(대표 전고영)는 이미 시제품을 국내업체 2곳에 공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베이스밴드 칩세트와 DSP 코어 등으로 품목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이밖에 LSI로직코리아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코리아도 GPRS용 베이스밴드 칩세트 및 DSP 등을 공급하기로 하고 본사로부터 시제품과 기술을 지원받아 국내업체들과 단말기 시제품 제작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럽시장에서 GPRS의 상용화 시점이 아직 불확실하고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의 수출물량도 확정되지 않아 당장에 많은 물량을 공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국내 고객사들이 유럽수출을 선언한 만큼 조만간 시장은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