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우리도 e스포츠다

「스타크래프트」 「피파2001」 등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확고한 e스포츠로 자리잡은 대표적인 게임이다.

그러나 이들 게임은 매우 빠른 손놀림을 요구하기에 이에 능란한 신세대의 전유물에 가깝다는 점에서 폭발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모든 연령층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e스포츠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인터넷을 매개로 게임의 스포츠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바둑·오목·마작 등 훨씬 폭넓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보드게임들이 빠른 속도로 저변인구를 넓히면서 e스포츠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마인드스포츠」로도 불리는 이들 보드게임이 저변인구가 급속히 늘면서 e스포츠로 전환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네트워크게임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이 보드게임을 e스포츠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업체에 의해 개발된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온라인 마작게임 「마킹(MahKing)」이 빠른 속도로 저변을 확대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마킹을 개발한 탱크소프트(http://www.tanksoft.com)의 김태업 사장은 30일 『전세계 마작인구는 3억명에 달한다』며 『종주국인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개최될 경우 시범종목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히는 등 지원책을 펼치고 있어 세계적인 건전 스포츠로 육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마작게임의 세계화를 위해 세계마작협회를 공동 창설하고 전세계 마작규칙을 통일한 김 사장은 청소년 사이에 만연하고 있는 폭력적인 팬터지 게임의 폐해를 지적하며 『재미·공정성·지능·역동성 등을 고루 갖춘다면 보드게임도 얼마든지 훌륭한 e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목게임도 더이상 5개만 놓으면 이길 수 있는 단순한 심심풀이용 게임이 아니다. 세계오목협회 주최로 2년마다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세계선수권 오목대회가 온라인으로 개최될 만큼 글로벌화돼 있다.

온라인 보드게임 개발업체 테크노위버의 강성일 사장은 『오목게임은 1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폭넓은 마니아 계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에만 100만명, 세계적으로 수천만명에 이르는 마니아가 퍼져있어 e스포츠로 발전할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테크노위버가 운영하는 오목전용사이트 게임위드(http://www.gamewith.com)는 오는 12월 개최될 월드사이버게임즈(WCG) 시범종목에 오목을 포함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오목·포커 등의 보드게임이 e스포츠로 발전할 만큼 저변인구가 확대되려면 「게임의 단발성」을 극복하고 「상이한 규칙을 단일화」하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애호가가 약 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둑은 40개가 넘는 국내업체들이 온라인 바둑대국 서비스 제공을 위해 나서고 있다.

한국·중국·일본·미국을 연결하는 온라인 바둑사이트 네오스톤(http://www.neostone.co.kr)의 운영자인 밴하우스의 유기정 사장은 보드게임의 e스포츠화가 『건전 네트워크게임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며 『정형화된 규칙과 프로그램 표준화 등의 과제만 해결되면 바둑게임도 e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승철기자 rock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