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국내기업들에 상당한 수혜가 예상됐던 중국 CDMA방식 이동통신사업이 해외업체들의 잔치판으로 변함에 따라 국내업체들의 CDMA단말기 및 시스템의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올초 중국에서 열린 CDMA전시회에 참가한 삼성전자의 부스 전경.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 종주국인 우리 기업들에게 상당한 수혜가 기대되던 중국 CDMA 방식 이동통신사업이 해외 유명기업들의 잔치가 되고 있다.
29일 중국 내 제2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의 「2001년도 CDMA 투자계획」에 따르면 모토로라·루슨트테크놀로지스·노텔네트웍스·에릭슨이 거의 모든 CDMA서비스 대상 지역에서 입찰 자격을 획득,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입지가 크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한중 CDMA 협력관계를 체결한 정부의 노력과 산업계의 활발한 중국 진출 열기가 큰 성과 없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CDMA 상용화 종주국으로서 중국의 CDMA 도입에 따른 혜택을 기대하던 국내 업체들의 CDMA 시스템 및 단말기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차이나유니콤은 올해에만 31개 지역에서 1332만회선, 약 27억달러 규모를 투자해 CDMA서비스를 시작한다. 다음달 입찰을 실시하고 오는 6월까지 장비를 공급받은 후 7∼8월 설치 및 테스트, 9월 시험서비스, 10월 상용서비스를 실시하게 된다.
이중 모토로라가 22개 지역 1015만회선, 루슨트가 16개 지역 1015만회선, 노텔이 16개 지역 1005만회선, 에릭슨이 20개 지역 962만회선에 대한 입찰 자격을 획득했다. 여기에 중국 기업인 중흥통신이 14개 지역에서 627만회선 규모의 장비를 입찰하게 된다.
국내 업체로는 상하이벨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삼성전자, 서우신집단과 합작계약을 체결한 LG전자가 각각 9개, 8개 지역에 대한 입찰 자격을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는 300만회선,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는 192만회선 규모의 입찰 자격을 각각 얻었다. 하지만 두 회사는 신장과 톈진 지역의 50만회선을 놓고 맞붙어야 한다. 신장의 30만회선, 톈진의 20만회선 입찰에는 모토로라까지 가세했다.
이밖에도 베이징(50만회선)·상하이(50만회선)·푸젠(70만회선)·후난(50만회선)·허베이(15만회선) 등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입찰 자격을 확보한 주요 지역에서도 모토로라·에릭슨·루슨트·노텔 등과 혈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차이나유니콤은 입찰 규모가 50만회선 미만인 지역에서 3개 업체 중 1개, 50만회선 이상인 지역에서는 4개 업체 중 2개를 선정할 방침이다. 따라서 국내 업체의 중국 CDMA 수주물량은 400만회선을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국내 업체들이 확보한 입찰 규모가 당초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기는 하지만 중국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정부가 오는 2005년까지 총 7000만회선 규모의 CDMA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아직 많은 기회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