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계 BT투자 몸 사린다

정부가 올해 바이오벤처를 600개까지 늘리는 등 바이오기술(BT) 벤처를 적극 육성하겠다고 천명했음에도 바이오투자 전문회사 등 벤처캐피털들이 올해 이 분야의 투자액을 지난해보다 적게 잡고 있어 정부의 BT벤처 육성 계획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29일 벤처캐피털 및 바이오벤처업계에 따르면 주요 벤처캐피털들은 지난해 BT벤처붐 이후 「투자받을 만한 곳들은 이미 다 받았다」는 인식이 확산, 올해 BT 관련 투자 계획을 지난해보다 다소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40여억원을 BT분야에 투자하며 BT투자를 주도해온 현대기술투자(대표 정몽일 http://www.hivc.co.kr)는 올해 투자규모를 100억원 정도로 줄여잡았다. 정태흠 팀장은 『현재 6, 7군데를 검토중이며 무작정 업체수를 늘려 투자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보수적으로 하자」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의료기기 관련 벤처를 포함해 바이로메드, 진캠, 팬제노믹스 등에 총 224억원을 투자한 무한기술투자(대표 이인규 http://www.terasource.com)는 올해 투자규모를 100억∼150억원으로 잡고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에 걸쳐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강대연 이사는 『굳이 보수적인 투자를 하지는 않을 예정이지만 이미 추가 투자할 부분이 없다고 판단돼 규모를 적게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에 설립된 바이오벤처투자 전문 캐피털인 한국바이오기술투자(대표 김주연 http://www.kbicventure.com)는 올해 투자 규모를 50억∼100억원으로 잡았다. 황혜진 심사역은 『경기가 침체되었어도 꾸준히 바이오벤처에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작년처럼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않더라도 투자업체수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녹십자 계열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털인 녹십자벤처투자(대표 최창선 http://www.gcbi.co.kr)는 올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120억∼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할 예정이다. 녹십자 벤처투자 정진동 팀장은 『시장이 어려울 때는 오히려 적기라고 생각해 2∼3년 후에 회수가능한 바이오산업 특성을 감안, 올해 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예기자 yea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