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 통신의 통합 추세에 따라 방송과 통신 관련 규제를 통합할 수 있는 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상식 계명대 교수는 2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위원회 창립 1주년 기념세미나」에서 이같은 주장했다. 「방송통신 융합과 규제기구」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 교수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키 위해 단기적으로 현행 제도에서도 큰 혼란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수평적 분리 방안으로 방송위원회 및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등 현행 규제기구들 간의 「상설 조정위원회」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방송 및 통신의 내용은 물론 경제·기술적인 문제까지 모두 관장하는 통합기구로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립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설립 시기는 방송과 통신의 시장 발전 정도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 최양수 연세대 교수는 「디지털방송과 수용자복지」의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방송 종합계획은 우리나라 방송산업의 발전적인 재구조화를 이루기에는 미진하기 때문에 문제점을 검토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정을 다소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디지털방송 전환일정을 앞당기려는 이유가 디지털TV수신기 제조업 육성을 위한다는 정책적인 동기에 있으나 현재의 계획이 수신기 보급을 확대시킨다는 확신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많다고 밝혔다. 전환기간에 고가의 HDTV를 구입할 수 없는 저소득층은 준조세 성격의 전환비용만을 부담하고 실질적인 혜택을 보지 못하는 계층간의 불평등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