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벤처지원 포럼]효율적인 벤처지원정책 방안

◆전자신문과 기협중앙회·벤처기업협회·여성벤처기업협회·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공동주관하고 다산벤처가 후원하는 벤처지원포럼(회장 오해석)이 29일 오후 여의도 기협중앙회 국제회의장에서 「효율적인 벤처지원정책 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백만기 김&장법률사무소 변리사(벤처지원포럼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은 한정화 한국벤처연구소장(한양대 교수)이 「벤처정책의 현황과 개선방향」이라는 주제발표에 이어 스탠퍼드대 교환교수를 마치고 귀국한 오해석 벤처지원포럼 회장(숭실대 교수)의 「선진국의 효율적 벤처지원 정책 사례-미국」에 대한 찬조발언 등과 함께 활발한 토의가 이뤄졌다.

최준영 중기청 벤처기업국장, 최경철 과기부 기술개발지원과장, 이성엽 정통부 IT벤처팀장, 전종순 기술신보 기술평가사업본부장, 이부호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이사, 이우열 전경련 국제산업협력재단 투자팀장, 홍순영 기협중앙회 상무 등이 참석해 효율적인 벤처지원정책 수립 및 집행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으며 특히 각 부처간 벤처정책의 통합 및 효율적인 연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내용을 요약·정리한다. 편집자◆

◇백만기(사회·벤처지원포럼 부회장) =한국벤처연구소 한정화 소장이 국내 벤처 육성·지원 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해 주제발표해 주셨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벤처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되는 시점에서 벤처정책의 현황과 개선방안에 대해 토론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최근 KDI보고서에서 지적한 것처럼 우수벤처기업과 창업열기가 계속되는 것처럼 벤처붐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벤처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다고 봅니다. 이번 토론의 자리가 다시한번 벤처붐을 조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먼저 재계를 대표해서 나온 이우열 팀장이 벤처정책에 대한 의견을 밝혀주시겠습니다.

◇이우열(전경련 국제산업협력재단 투자팀장) =지난 3년간 벤처관련 인프라정책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재단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부는 정부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질문에 자금지원·창업지원·세제지원 등의 순으로 꼽았습니다. 향후 개선될 지원제도에 대해 자금지원·판로지원 등의 순으로 꼽았는데 양적지원체제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경영전반에 도움이 될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애로사항으로는 복잡한 인허가절차(서류준비 등)를 가장 높게 꼽았습니다.

과거 3년간은 기본적 인프라 확충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수익성과 성장성을 나타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제산업협력재단에선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만남의 장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마련, 실질적으로 자금·인수합병 등을 통한 실효성있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국내 벤처정책은 나름대로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인프라보다는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경영, 자금지원 등 구체적 지원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이제는 직접지원보다는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말

씀을 해주셨습니다. 기술신보의 전종순 본부장이 말씀해 주시겠습니다.

◇전종순(기술신용보증기금 기술평가사업본부장) =자금이 필요한 벤처기업이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현재 정부 부처별로 다원화된 루트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벤처기업은 담보능력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많은 벤처들이 보증서를 통해 융자를 받고 있습니다. 결국 6조여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면 기술신용보증기금측에서 최종적으로 기술평가센터를 통해 심사하고 있습니다. 부처별로 자금을 배정하는 것은 좋지만 배정후에도 결국 보증절차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벤처기업들이 자금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최근 금리하락으로 정책자금의 장점도 다소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이의 해소를 위해 중소·벤처의 자금지원은 중진공에서 자금을 확보하고 기술평가센터에서 보증서를 발급해 줌으로써 원스톱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물론 각 부처의 자금배정 및 지원을 통일하는 것은 어렵지만 결국 벤처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시간과 절차를 줄여 효과적으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자금지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 부처별 지원자금심사도 각 산하단체에 위임돼 있어 업무가 복잡하고 중복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사회 =벤처정책이 변화하더라도 직접지원이 계속돼야 하고 자금배정과 보증업무의 일원화된 시스템을 강조하셨습니다. 각 부처간에 자금배정권을 통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경우도 있어 사실 통합되기가 어렵습니다. 벤처자금줄의 기능을 하고 있는 이부호 이사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부호(벤처캐피탈협회 이사) =정부개입은 필요하지만 결국 시장상황에 따라 변화하고 개입의 정도도 양과 홍보에 의한 것보다 시장성을 반영한 것이어야 합니다. 또 눈먼 돈에 몰려드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도 공감합니다. 따라서 무조건 자금을 지원하지 않고 투자자를 구한 경우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가 파악하기 힘든 시장성을 간접평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정부지원자금의 경우 코스트개념이 없습니다. 따라서 투자대상업체를 서로 뺏는 경우가 생겨 투자시장을 교란시킨 점도 있습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정책이 벤처캐피털과 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는 점은 다시한번 되짚어 봐야 할 것입니다.

◇사회 =정부개입은 시장상황에 따라 적절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코스닥시장이 객관적이고 투명성을 확보해야 캐피털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럼 정부관계자 중 과기부 최경철 과장이 먼저 말씀해 주시죠.

◇최경철(과기부 기술개발지원과장) =우선 부처별로 벤처지원시책의 중복성 문제를 지적했고 저희도 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부처별 유기적 연계 및 보완조정기능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울러 대학의 창업보육센터를 지원·관리하는 기구와 인력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국내도 엔젤투자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기업도 벤처를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술담보대출도 기술평가의 전문성을 높여 벤처자금지원의 중요한 툴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결국 벤처는 기술을 토양으로 하는 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과기부는 연구개발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사회 =최근 벤처정책을 둘러싸고 중복논쟁이 있었습니다. 이에 관해 정통부 이성엽 팀장이 말씀해 주시죠.

◇이성엽(정통부 IT벤처팀장) =중복문제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통부가 현재 17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중인 것에 대해 한 교수가 지적했는데 IT펀드이기 때문에 지적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민간캐피털과 경쟁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지원센터의 경우 중복경쟁문제도 정통부는 IT분야 벤처를, 산자부는 부품·바이오 등 비IT산업을 지원하겠다고 합의한 상태라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정통부도 담보능력이 없는 벤처기업에 대해 출연과 투자 위주의 자금공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즉 매출액의 2% 정도를 환수하는 방식입니다. 출연사업의 경우 ETRI를 통해 매년 3000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융자가 아닌 출연 위주의 자금공급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벤처의 해외진출을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도 해외 4개 지역에서 인큐베이팅사업을 통해 글로벌 스타벤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벤처기업들은 현재 인프라는 물론 자금지원도 원하는 상황입니다. 정통부는 IT벤처연구센터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사회 =다음으로 중기청 최준영 국장이 말씀해 주시죠.

◇최준영(중기청 벤처기업국장) =최근 흔히 듣는 말이 부처간 중복지원입니다. 하지만 중복은 없다고 봅니다. 즉 각 부처의 기업지원은 기업 규모와 성격에 따라 차별화된 것입니다. 기업을 하는 것은 전쟁과 같다고 하는데 벤처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군인만 있어서는 안됩니다. 전략도 있고 전술도 있어야 합니다. 인력·컨설팅·기술 등 많은 부분이 필요합니다.

6조5000억원의 정부 지원자금은 각종 융자금·출연금을 비롯해 다양한 예산형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금액은 정부예산의 6.5%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특히 중기청의 기술개발자금은 2000억원에 불과한데 중기청 하나만이 아니라 부처별 지원이 있는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 국가구조를 키우는 산업에 정부예산의 6.5%밖에 할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백만기 =시장에서 본 벤처정책과 정부에서 본 정책간에 약간의 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기협중앙회 홍순영 상무가 제3자 입장에서 말씀해 주시죠.

◇홍순영 =제가 중간자 입장에서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최근 국내경기의 전반적 침체로 모두가 비관적인 것 같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창업지원책을 갖지 않은 나라는 없습니다. 어린아이가 커가는 데는 보육의 과정이 필요하듯,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 시장의 성패에 따라 정부의 지원 또는 개입 정도를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벤처기업은 전통기업과의 창업에 차이를 두고 비교분석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자금회수시장이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기술거래소·인수합병시장·구조조정시장 등 전반적인 것들이 이뤄져야 벤처의 활성화가 가능하므로 이의 활성화를 위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또 새로운 시장을 생성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현재의 문제들은 당연합니다. 이제부터가 문제입니다. 어느정도 시장이 형성됐다면 간섭과 규제를 줄이고 관리감독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처간 충분한 사전협의과정을 통해 중복의 가능성을 줄여야 할 것입니다.

◇백만기 =마지막으로 한정화 소장이 덧붙일 말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한정화 =벤처정책은 시각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실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한가지 덧붙여 연기금 수익률이 너무 낮다는 것입니다. 벤처에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미국의 경우도 지난 90년대들어 벤처에 투자가 급증하고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분석하고 국내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하고 유관부처의 정책을 조율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