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시장에 새로운 변혁을 몰고 올 신규 사업자 선정작업이 마무리됐다.
평균 4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신규 TV홈쇼핑 채널 각축전에서 중소기업 중심의 한국농수산방송, 지역 중소기업이 대거 참여한 우리홈쇼핑, 현대백화점이 주도하고 있는 연합홈쇼핑 등 3개 사업자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3회에 걸쳐 신규 사업자 선정배경과 향후 전략, 앞으로의 시장변화 등을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방송위는 신규 TV홈쇼핑 채널 선정에 중소기업이나 특정분야 업계를 배려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국 예상대로 백화점 1개, 농수산관련 1개, 중소기업 1개로 안배하는 형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했다.
신규 TV홈쇼핑 채널 사업자 선정의 갈림길은 총 250점이 배정된 ‘방송의 공적책임 준수 및 공익의 실현’ 항목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부문에서 사업자로 선정된 농수산, 우리, 연합 등 3개 컨소시엄 모두 210점이 넘는 후한 점수를 받은 반면 나머지 컨소시엄들은 대부분 160∼170점을 받는 데 그쳐 이 부문에서만 무려 40∼50점의 점수차이가 벌어졌다.
공익성과 마찬가지로 250점이 배정됐던 경영계획의 적정성에서도 컨소시엄 사이에 점수 차이가 많이 벌어졌다. 현대백화점이 주축이 된 연합이 207.42점을 받아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우리와 농수산도 각각 200.65점과 200.19점을 받았다.
나머지 컨소시엄들은 170∼180점대를 얻는 데 그쳤으나 공익성평가에서보다는 점수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TV홈쇼핑 채널 사업자를 선정하는 데 너무 지나치게 공적인 책임을 강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영방송도 아닌 상업방송에서 공적책임에 너무 많은 점수를 배정했을 뿐만 아니라 컨소시엄별로 점수차이를 크게 벌려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한 것도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보다는 경영계획이나 기술력, 소비자보호대책 등에서 보다 차별화함으로써 상업방송의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방송계에서는 이번 심사에서 사업자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됐던 디지털홈쇼핑과 중소기업홈쇼핑이 탈락한 것을 이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디지털홈쇼핑의 경우 경영계획의 적정성에서 202.11점을 받아 2위를 차지한 것을 빼놓고는 공익성과 채널 운용계획의 적정성 등에서 각각 178.76점과 146.50점을 얻는 데 그쳐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같은 백화점 계열인 연합홈쇼핑이 공익성과 채널 운용계획에서 200.15점과 162.00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두 부문에서만 35점 이상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이는 심사위원들이 롯데백화점 등 국내 최대의 유통사업을 벌이고 있는 롯데가 TV홈쇼핑까지 차지했을 때 시장을 독식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출자하기로 한 중소기업홈쇼핑의 경우 정부가 직접 홈쇼핑 사업에 나서려 한다는 것을 놓고 찬반론이 무성했으나 결국은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는 중소시업홈쇼핑이 정부기관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방송이나 유통 관련업체들을 배제한 것이 결정적인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소기업홈쇼핑의 경우 공익성 부문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채널 운용계획과 경영계획에서 많은 점수를 잃었다.
한편 이번 심사에서 한솔CSN을 지배주주로 하고 있는 한솔홈쇼핑은 766.06점으로 4위에 그쳤으며 롯데가 주축이 된 디지털홈쇼핑은 763.74점을 얻었다.
그 다음은 한쇼핑TV 738.33점, 신세계홈쇼핑 735.76점, 중소기업유통센터 726.53점, 하나로쇼핑넷 714.70점, 재래시장홈쇼핑 710.41점, 아시아나홈쇼핑 684.87점, 세우연합홈쇼핑 666.56점 등의 순이었다.
방송계에서는 이번 TV홈쇼핑 채널 사업자 선정을 계기로 사업계획서만을 심사대상으로 하는 사업자 선정방식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았다. 실질적인 사업운영 능력이나 시장 기여도, 소비자보호 의지 등을 평가하기보다는 사업계획서를 그럴 듯하게 잘 포장한 업체가 유리한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추진일지
추진일정=추진내용
2000. 11. 4∼24=홈쇼핑 채널 의무송신 폐지 시행령 개정 입법예고
11. 20=방송위원회 홈쇼핑 채널 추가승인 기본계획 심의·의결
11. 21=홈쇼핑 채널 추가승인 기본계획 공표
12. 14=홈쇼핑 사업자 선정 위한 비공개 전문가 토론회 개최
2001. 1. 4=공개 토론회 개최
1. 18=홈쇼핑 채널 정책방안 공청회 개최
1. 29=홈쇼핑 채널 정책 및 기본심사기준 전체회의 심의·의결/신규 사업자 수 3개로 확정
1. 31=홈쇼핑 채널 정책방안 공표 및 추가승인신청 공고
2. 1=승인신청 설명회 개최
1. 30∼2. 20=세부심사기준 수립(경영·회계·기술·법률 등 분야별 전문가 자문)
2. 26∼28=승인신청 접수
3. 1∼17=신원조회 및 사업계획서 사실 확인·시청자 의견 접수 및 관련자료 취합 정리
3. 24∼30=심사위원회 구성 및 심사
3. 27∼28=신청업체 대상 비공개 청문회 실시
3. 31=종합심사결과 위원회 전체회의 의결, 사업자 선정 발표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