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경영>글로벌 파일(1)미국의 베트남전략

베트남 치안 장관 대변인인 안 닌 테 지오이는 3월 7일 미국에 본부를 둔 몬타냐드협회가 지난 2000년 9월, 베트남 침투 각본을 기획하고 베트남 중부 산악지대에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무장시위를 계획했다고 발표했다.

역대로 워싱턴을 의심해오던 하노이는 워싱턴이 반 베트남 세력을 후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베트남계 미국인들은 2000년 11월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방문기간 동안 호치민시 상업 자본을 비판하는 반 정부 전단배포를 목적으로 비행기 납치를 시도했었고 현재 이 혐의로 태국 법정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 사건들은 미국 내 베트남의 종교 자유와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이 불거져 나오는 상황과 맞물려 정적 관계였던 두 국가의 화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워싱턴이 베트남 내 반정부 시위를 지원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불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 있는 냉전 시대의 망상 때문에 하노이는 최소한 워싱턴이 반정부 세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믿고 있다.

한편 미국의 정재계는 경제적·전략적으로 베트남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미국의 석유회사들이 이미 베트남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주요 유전개발 수주에도 참여할 전망이다. 부시 행정부는 베트남과 남 중국해를 미국 최대 관심지역으로 꼽고 있다.

미국에 베트남 인근 해역 통제권은 일본·한국·대만을 견제하는 데 중요한 열쇠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 중국해에서 동북아로 수송되는 미군 보급품 보호와도 관련이 있다. 베트남에 미 해군이 주둔할 경우 미국과 동맹국들은 에너지 수송과 무역 수송에 보다 나은 안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워싱턴은 베트남 항구시설에 접안을 기대하고 있는 한편 베트남이 미국에 적대감을 갖지 않게 하고 미국의 경쟁 국가인 중국 등의 국가에 항만시설을 제공하는 것을 막는 데 더욱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에너지 회사들은 2000년에 합의한 무역협정 승인을 위해 활발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 대한 베트남의 접근증가와 정부 주도의 베트남 시장 개방을 골자로 하는 이 무역 협정은 두 국가 유대 정상화에 마지막으로 남은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다.

베트남이 미국 시장에 대한 경제적 동기를 뿌리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국제 유가강세에 힘입은 경기 호재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경제는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총생산 성장률은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급감하기 시작했고 향후 성장률 역시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농업분야 개혁은 베트남의 쌀 자급자족을 가능케 한 반면, 경제분야 개혁은 훨씬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허약한 국영 기업은 막대한 양의 채무만을 증가시켰고 이는 베트남 은행들의 자금능력을 위협했다. 생활수준 향상의 둔화는 북부지역 농민의 불안과 중부 산악지대 소수민족의 동요를 부추겼다.

서방 국가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하노이는 반 하노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미국 시민에게 관대한 미국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노이는 베트남에 반기를 든 단체 대신 워싱턴을 비판할 경우 미국이 베트남을 국제 사회에서 따돌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은 미국이 자국에서 미국의 국익을 향상시키지 못 하도록 계속 조치를 취해 나갈 전망이다.

첫째, 하노이는 미국 투자자들을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이 국가 경제나 정부 관리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 하게 할 것이다. 하노이는 또한 정치적 영향력을 덜 행사할 것 같은 외국 국가에 경제적 우선권을 줄 전망이다. 따라서 베트남은 아세안, 유럽, 일본, 발전적인 투자조건을 제공하는 나라들과 공동 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다.

둘째, 하노이는 베트남 경제에서 증가하고 있는 미국의 입지를 안보 분야에서는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장기적으로 하노이에 군사기지와 해군시설을 주둔함으로써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의 남쪽에 교두보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하노이는 워싱턴의 베트남과 남 중국해에 대한 전략적 유혹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베트남의 집권당으로 의회를 장악하게 될 공산당은 기존 하노이의 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베트남 지도부는 젊은 세대로 교체될 전망이다. 전후 세대인 이들은 강력한 부정부패 척결, 외국 자본에 대한 우호적 투자환경 조성, 국영기업의 민영화 확대 등, 베트남 시장개혁에 적극성을 띨 것이다.

그러나 공산당이 권력을 유지하는 한 미국과 베트남의 화해에는 한계가 존재할 것이다. 베트남 외교관들은 사담을 통해 미국이 베트남의 현 정치체제를 와해시키고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우려를 밝히고 있다.

자료제공 =네오넷코리아 www.forecast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