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인구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면서 우리 사회는 온라인의 영향을 받는 사회로 빠르게 이전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온라인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기업은 물론 사회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향후 모습을 추론하는 지표로서 각계각층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RI코리아, 코리안클릭 등과 공동으로 전국 5135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사용실태 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국내 인터넷 사용자특성 및 사용환경 변화를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인터넷=학생들의 전유물?(사용인구)
이번 조사에서는 2001년 2월 현재 국내 인터넷 사용인구는 총 2075만명으로 추정됐다. 이는 만 10∼64세 인구의 56.6%에 해당하는 수치로 국내 인터넷 이용자가 여전히 급속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인터넷 사용인구는 지난 96년만 해도 160만명 정도에 불과했으나 이후 99년까지 매년 100%를 넘나드는 높은 성장세를 지속, 99년에는 총 1270만여명, 지난해 7월에는 1597만여명으로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연말께 국내 인터넷 사용인구가 2400만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인터넷 사용자 가운데 남성은 총 1181만여명에 달하고 여성은 893만여명인 것으로 조사돼 아직은 남성이 여성보다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 이전 젊은 학생층의 인터넷 사용률이 30대 이후 고연령층에 비해 훨씬 높았다. 특히 지난해 7월 각각 77%와 80.5%의 사용률을 보였던 중고등학생의 경우 이번 조사에서는 각각 95.8%와 96.8%의 사용률을 보이는 등 거의 대부분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인터넷 시대임을 실감케 해주고 있다.
또 지난해 50.9%에 불과했던 초등학생의 경우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20대 후반보다 높은 77.4%로 크게 증가, 학교정보화 바람을 타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보급이 급속이 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19∼24세 및 20대 후반의 젊은층도 각각 90.9%와 71.4%의 사용률을 보였으며 30대도 50% 이상의 높은 사용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27.1%에 불과했던 40대 초반의 인터넷 사용률도 최근에는 43.9%로 급증했으며 40대 후반 및 50∼60대 인터넷 사용자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또다른 특징이 있다면 주부층으로 보이는 30대 후반 및 40대 여성의 인터넷 사용률 증가폭이 유난히 컸다는 점. 이번 조사에서 이들 연령대의 여성 가운데 각각 47.3%와 37.4%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7월에 비해 각각 20%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등 7대 도시의 인터넷 사용률이 지난해 46.4%에서 올해는 59.9%로 높아졌다. 이 가운데는 광주가 무려 24.5%포인트의 증가세를 보이며 66.2%를 기록, 약 13%포인트가 증가하는 데 그친 서울(63.3%)를 제치고 가장 높은 인터넷 사용률을 보였다. 또 경기·강원·충남·충북·전남·전북·경남·경북·제주 등 지역의 인터넷 사용률도 지난해 40.6%에서 올해는 53.3%로 높아지기는 했으나 7대 도시 지역에 비해서는 여전히 6% 수준의 격차를 보였다.
도 지역 가운데는 56.2%를 기록한 경기지역이 가장 높은 사용률을 보였고 경남지역이 54.3%로 그 뒤를 이었으며 충남·충북·전북 등도 인터넷 사용률이 53% 이상으로 크게 높아져 지역간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임을 보여줬다.
직업별로는 역시 학생층이 단연 앞섰다. 지난해 7월 설문조사를 실시할 때만 해도 평균 77.9%를 기록했던 학생층의 인터넷 사용률이 초등학생의 인터넷 사용률이 급증하면서 이번 조사에서는 92.4%에 달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화이트칼라 계층의 인터넷 사용률은 72.7%로 지난해 7월 대비 0.1% 늘어나는 데 그쳐 화이트칼라층의 경우 이제 더이상의 증가 여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와 주부층은 각각 16%포인트와 14% 정도가 늘어난 40.2%와 31.5%를 기록하며 높은 상승곡선을 그려 앞으로는 직업간의 격차도 크게 줄어들 것임을 예시했다.
◇‘주당 13시간’(사용시간)
인터넷 사용자층이 확대되고 인터넷 열기가 더해지면서 국내 네티즌의 인터넷 접속시간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인터넷 사용자들의 평균 이용시간은 작년 7월 주당 10.7시간에서 지난 2월엔 13.0시간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에 16시간 이상을 인터넷과 함께 한다는 사용자도 26.9%에 달했다. 1시간 이하 사용자는 8.7%로 줄어들었다.
인터넷 사용시간은 특히 여성보다 남성이 월등히 길어 아직은 남성이 인터넷문화를 주도하고 있음을 반증했다. 작년 7월까지는 남성들의 주당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12.6시간이었으나 2월엔 15시간으로 늘어났으며 여성은 7.9시간에서 10.5시간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의 이용시간 격차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직업별로는 인터넷 활용도가 높은 화이트칼라가 주당 15.5시간으로 블루칼라(10.6시간)를 크게 앞질렀다. 특히 블루칼라는 작년 7월 11.4시간에서 오히려 평균 이용시간이 줄어들어 인터넷이 아직은 화이트칼라에 더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시간면에서는 특히 네티즌을 주도하고 있는 학생층의 변화가 두드러져 지난해 9.6시간에서 13.5시간으로 늘어났으며 주당 16시간 이상을 인터넷과 함께 한다는 응답자도 16.0%에서 30.7%로 급증했다.
연령별 사용시간면에서는 19∼24세가 16.2시간, 20대 후반이 16.5시간으로 20대가 단연 앞섰다. 그 다음으로는 고등학생(14시간), 30대 초반(13.4시간), 중학생(13.3시간)의 순. 초등학생도 평균 6.3시간으로 인터넷인구의 하향화 추세를 반영했다. 30대에서 60대는 10시간 안팎에 머물렀다.
직장내에서의 인터넷 이용일 수는 ‘주당 6일’이라는 응답자가 가장 많아 휴무인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직장인 대부분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내에서의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주당 11∼15시간이 14.4%로 가장 높았으며 무려 31시간 이상을 인터넷에 투입한다는 응답자도 10.1%에 달했다. 직장내 인터넷 사용시간은 30대 초반 이하의 젊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인터넷=정보의 바다’(사용용도)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용도로 정보검색을 최우선으로 꼽아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라는 진리를 다시한번 입증했다. 용도별 인터넷 이용경험을 묻는 질문에 구인구직, 업무, 레저, 재테크 등 정보검색이 무려 87.9%(복수응답)를 차지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남성보다는 여성, 10대보다는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 블루칼라보다는 화이트칼라나 주부일수록 정보검색 활용도가 높다는 점이다.
정보검색과 쌍벽을 이룬 것은 네티즌의 대표적인 통신수단으로 자리잡은 e메일. 전체 응답자의 85.4%가 e메일 이용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정보검색과 달리 여성(84.8%)보다 남성(85.8%)이, 20대 후반 이상보다는 10대에서 20대 초반일수록 e메일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직업별로는 학생들이 93.8%로 가장 높게 조사됐으며 주부들의 e메일 사용은 71.4%에 불과했다.
사용하는 e메일 수는 1개가 34.7%로 가장 많았으며 5개 이상이라는 응답자도 10%를 넘었다. 또 개인적으로 홈페이지를 운영한다는 사람은 10.7%로 나타났으며 전체의 36.7%가 인터넷 동호회나 소모임에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검색과 e메일의 다음으로는 ‘게임’(66.1%), ‘뉴스 또는 신문’(60.0%), ‘SW 다운로드’(54.3%), ‘채팅’(48.3%), ‘영상콘텐츠’(47.6%), ‘TV 및 라디오시청’(43.4%), ‘동호회 활동’(36.4%), ‘경매 또는 쇼핑’(31.8%) 등이 뒤를 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50대 초반의 장년층에서 종교정보와 인터넷 주식거래가, 초중고생일수록 채팅과 게임 비중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 1개월간 인터넷 이용 경험에 대한 물음에는 e메일(83.1%)이 정보검색(82.2%)을 앞질러 e메일 사용이 대표적인 인터넷의 사용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인터넷 채팅은 인터넷 이용경험에 대한 물음에서는 6위를 차지했으나 최근 1개월 경험에서는 8위로 떨어진 반면 인터넷으로 TV, 라디오, 영화, 만화 등의 멀티미디어 시청이 크게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인터넷 시작페이지에 대한 질문에는 야후(36.4%)가 다음(24.1%)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네이버, 라이코스, 한미르 등의 순이었다. 그 뒤로는 직장 사이트, 공페이지, 엠파스, 한메일, 코넷, 천리안, 심마니, 네띠앙, MSN, 하나넷, 넷츠고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가정은 초고속, 직장은 전용선’(사용환경)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한 가정내 PC환경 중 통신수단으로는 ADSL, 케이블모뎀 등 초고속 통신망이 82.7%에 달했다. 일반 다이얼업 모뎀을 통한 접속은 16.5% 수준. 기타 ISDN, 전용선, 중소기업통신망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대전과 대구지역의 응답자 중 초고속망을 사용한다는 사람이 90%를 넘은 반면 서울은 의외로 83.9%로 낮았으며 울산·강원·충남·전남·전북·경남·경북 등은 80%를 밑돌았다.
CPU는 펜티엄Ⅲ/셀러론이 60.9%로 압도적으로 많은 가운데 펜티엄Ⅱ/MMX가 25.9%, 펜티엄이 11.2%로 뒤를 이었다. 486급 이하, 매킨토시, 노트북 등은 매우 미미한 수준. 가정내 PC환경은 연령대가 높아질 수록 펜티엄Ⅲ/셀러론 사용 비중이 높아 구매력있는 중장년층일수록 최신 고급형 PC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접속SW인 브라우저로는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91.7%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ISP전용 SW가 4.7%, 넷스케이프가 3.2%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대전지역은 100% 모두 익스플로러를 사용한다고 응답했으며 경남과 경북지역이 넷스케이프 사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익스플로러의 강세는 직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전체 응답자의 92.8%가 익스플로러를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가정과 달리 직장의 통신회선은 ADSL 등 초고속망(25.6%)보다 전용선(63.5%)이 월등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CPU 역시 펜티엄Ⅲ/셀러론이 67.3%로 가장 두드러졌다.
◇‘인터넷은 집에서’(사용장소)
초고속 통신망 등 인터넷 인프라 구축 확대에 힘입어 주된 인터넷 사용장소가 가정과 학교로 변하고 있음을 입증하듯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66.6%가 주 인터넷 장소로 ‘집’을 최고로 꼽았다. 직장이나 사무실에서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16.8%, PC방이나 인터넷 카페를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12.6%로 각각 나타났다. 학교에서 주로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응답자는 2.7%.
가정내 인터넷 이용 여부에 대한 항목에서는 전체의 76.5%가 ‘그렇다’고 응답, 가정이 네티즌의 인터넷 이용장소로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정내 인터넷 이용은 연령층별로 고르게 나타나 네티즌들이 방과후나 일과후에 주로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학교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40.4%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학교내 인터넷 사용일 수는 주당 평균 1∼2회 이용한다는 사용자가 50%를 넘어 아직은 가정에 비해 사용빈도가 그리 높지 않음을 보여줬다. 학교내 이용시간 역시 ‘주당 2시간 이내’가 절반을 웃돌았다.
직장에서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24%에 불과했으며 여성 직장인(12.7%)보다는 남성 직장인(32.9%)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직장내 평균 인터넷 이용일 수는 6일 이상이 50%를 크게 웃돌아 직장 사용자들의 인터넷 이용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PC방이나 인터넷 카페 이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38%가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초중고생과 20대 후반층은 사용 경험이 많은 반면 30∼60대는 상대적으로 PC방이나 인터넷 카페를 이용한 경험이 적게 나타났으며 주부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1주일 평균 PC방/인터넷 카페 사용일 수는 1일이 31.4%로 조사되는 등 주당 1∼2회가 주류를 이뤘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