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무선 혁명...인터넷이 더 즐겁다

◆수년전 IT혁명이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데 이어 이제 「무선」이라는 주제가 화두로 등장했다. 무선인터넷은 무선망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는 물리적 의미외에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처리하고 여가를 즐기는 등 인류의 생활 자체를 변모시키는 새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다가왔다.◆







휴대폰을 이용한 음성통화시대는 가고 데이터, 그것도 텍스트가 아닌 멀티미디어 자료 전송시대를 눈앞에 둘 정도로 환경이 변했다. 개인 이용자들은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휴대폰 단말기를 통해 뉴스속보를 보고 영화티켓을 예매하며 꽃배달서비스를 이용한다. 또 지하철안에서 테트리스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나의 이미지와 맞는 캐릭터를 검색해 휴대폰 마스코트로 사용한다. 벨소리 역시 최신 유행곡으로 수시로 바꿔준다. 휴대폰으로 음성통화만 하는 사람은 이제 「촌스러운」 사람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개인이용자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휴대폰 및 PDA를 이용한 무선데이터통신은 모바일오피스 구현을 위한 도구역할을 톡톡히 하기 시작했다. 기업내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을 무선으로 구현해 휴대폰이나 PDA 등을 통해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보편적인 것이 전자우편과 영업관리시스템 등이다. 기업내에서 그룹웨어를 사용하는 기업은 무선모듈을 연동해 언제 어디서나 기업내 인트라넷에 접속해 메일을 확인하고 송신까지 할 수 있다. 또 자동차나 식음료·보험 업계 등에서는 영업 관련 자료를 PDA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하는 초보적 수준에서 회사내 서버에 접속해 직접 주문계약까지 체결하는 시스템도 갖추기 시작했다.







이처럼 무선인터넷이 개인과 기업 사용자에게 깊숙이 파고드는 것은 그만큼 막강한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이동전화가입자는 2700만명선이며 이 가운데 무선인터넷이용자(i­SMS 포함)가 18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소 허수가 있다 하더라도 국내 인구 2분의 1 가량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 정도는 마련된 셈이다.







막대한 고객기반은 곧 무선인터넷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의미다. 결국 사업자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렸으며 이용자에게는 무선망을 기반으로 생활환경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무선인터넷이 생활 깊숙이 파고들면서 정부에서도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작업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우량 콘텐츠 양성과 무선인터넷산업 발전을 위해 콘텐츠 유료화를 적극 유도해 영세 콘텐츠사업자(CP)가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했다.







이의 일환으로 최근들어서는 유무선통신·인터넷·금융·콘텐츠·지불결제·정보보호 등 다양한 산업분야가 연계된 「무선인터넷산업발전협의회」를 구성,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있다. 이 협의회에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한국전자통신연구원·정보통신정책연구원·한국통신·한국통신프리텔·SK텔레콤·LG텔레콤·한국무선인터넷협회·한국전자지불포럼·삼성SDS·한국PKI포럼·삼성전자 등 국내의 내로라 하는 업체 및 단체가 참여했다.







무선인터넷산업은 지난해 우리나라 IT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을 이용해 소규모업체들이 너도나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벨소리 및 캐릭터 다운로드 서비스 업체를 포함해 줄잡아 700∼1000개 가량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규모 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자회사 또는 합작사 설립을 통해 무선인터넷분야에 속속 발을 들여놨다. 삼성물산이 인포뱅크 등과 함께 모바일IDC 전문업체 아이하트를 설립했고 SK텔레콤도 XCE·이노에이스 등 관련기업들을 대거 확보했으며 롯데그룹도 모비도미라는 무선인터넷 전문업체를 설립하고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또 개인 대상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업무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룹웨어 전문업체인 키스톤테크놀로지를 비롯해 무선SI 전문업체 바이텍씨스템과 모빌씨앤씨 등이 기업을 대상으로 무선영업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무선기반의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EC) 분야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단계별로 지난해를 무선인터넷의 태동기로 본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는 성장기로 볼 수 있다. 올해는 우선 기반인프라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증권이나 뉴스 등 텍스트 정보 제공을 위주로 했던 현재의 IS95B서비스를 넘어 IS95C서비스가 개시됨으로써 간단한 동영상이나 애니메이션 등 멀티미디어서비스까지 가능하게 됐다. IS95C는 144Kbps의 넓은 대역폭을 제공, 기존 64Kbps에 비해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송수신하기에 적합하다.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사업자들이 IS95C(cdma2000 1x)서비스를 개시키로 함에 따라 무선망을 이용한 음악파일이나 주문형비디오(VOD) 등 멀티미디어서비스가 선보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휴대폰을 통해 영화 예고편이나 뮤직비디오 등을 감상하고 MP3플레이어가 없더라도 원하는 음악을 다운로드해 들을 수 있다.







멀티미디어서비스와 함께 기대되는 것이 바로 무선전자상거래(m커머스)시대의 도래다. m커머스의 핵심은 지불·결제·보안·인증 등 인프라의 구축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치열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부분이다. 보안전문업체들은 너도나도 무선전자상거래서비스시장을 노리고 무선PKI시스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m커머스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무선인터넷 요금 수준 인하 및 전송속도 개선 등의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또 지난해 이통사와 CP간에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콘텐츠 유료화 관련 문제도 선결돼야 할 과제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