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전 수협에서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의 상인들을 위해 차량용 은행 서비스를 제공해 주목받았다. 직원이 직접 차에 「금고」와 약식 시스템을 들고가 시장에서 입금업무를 수행한 것이다. 이 서비스를 위해 상인들은 길게 줄을 서야했지만 은행업무 시간 내에 적지 않은 현금을 소지하고 은행까지 가야하는 부담을 덜 수 있어 이 서비스는 그런대로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앞으로 펼쳐질 상황은 그 이상이 될 것 같다. 「걸어다니는 은행」, 일명 모바일뱅킹. 앞선 예처럼 물리적인 은행의 이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들이 움직이는 환경이거나 데스크톱 PC가 없는 곳이라 해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계좌이체를 하거나 카드결제를 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모바일뱅킹의 대표적인 업무는 계좌이체다. 그러나 현재 15개 은행에서 제공하고 있는 모바일뱅킹 서비스는 보안상의 이유나 휴대폰 사용의 어려움으로 계좌조회 서비스 제공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모바일뱅킹의 계좌이체는 타은행으로 계좌이체와 휴대폰을 이용해 인터넷쇼핑몰에서 물품을 구입한 후 대금결제를 직접 처리하는, 즉 은행과 쇼핑몰사업자간 서비스 두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두 서비스 모두 보안상의 이유와 단말기 조작의 불편함 때문에 아직까지는 금융권에서도 적극 홍보하지 않고 있으며 고객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은행들과 무선네트워크를 보유한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고객 서비스 이용의 편의성을 도모하는 데 초점을 맞춰 m커머스 인프라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모바일뱅킹 서비스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빛은행의 경우 지난해 캐나다의 724닷컴이라는 뱅킹솔루션 전문 기업과 업무계약을 체결, 안정적인 계좌이체 서비스를 위한 솔루션 개발을 진행중이다. 또 조흥은행은 일반 사용자보다 기업고객을 겨냥, 기업 업무에 휴대폰과 별도의 단말기를 이용한 금융 모바일뱅킹 서비스 제공을 추진중이다.
특히 은행들이 무선환경에서 계좌이체의 편리성을 위해 모바일뱅킹 서비스 전용 통장(인터넷통장)을 출시할 것으로 보여 인터넷통장 출시는 모바일뱅킹 가입을 적극 권장하는 은행들의 마케팅과 함께 주목받을 전망이다.
인터넷전용통장은 모바일뱅킹을 사용할 수 있는 전용통장을 의미한다. 휴대폰 사용자가 은행에 모바일뱅킹 전용 통장을 개설한 후(서비스 신청) 이동통신사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고객이 원하는 계좌이체는 이 인터넷전용통장에서 처리된다.
사용자는 이미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은행과 사업자에게 신청했기 때문에 휴대폰을 이용해 물건을 구매한 후 결제방식에서 모바일뱅킹 메뉴를 선택하면 별도의 계좌번호를 입력하지 않고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서비스는 사용자 인증을 전제하고 있어 보안문제 역시 지금까지 은행과 이동통신사업자간 전용선을 이용해 단말기와 네트워크의 물리적인 보안에 의존했던 것에서 진일보한 「사용자인증」 문제가 개선될 전망이다.
<신혜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