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콘텐츠 유료화-무선서비스=유료 시작부터 순항

무선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면서 콘텐츠 유료화가 또 하나의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 유료화를 위해 필수적인 빌링 시스템이 속속 개발되면서 각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콘텐츠 유료화를 전면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콘텐츠 유료화는 무선인터넷 보급을 더욱 확산시키고 전체 시장을 확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료로 인한 수익을 배분함으로써 중소 콘텐츠 제공업자(CP)들은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이러한 콘텐츠 사업자들의 수익성 보장은 바로 콘텐츠 품질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이같은 생각에 대해 CP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콘텐츠 유료화는 급진전되고 있는 추세다.







무선인터넷에서 콘텐츠 유료화는 서비스 초기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온 사안이다. 특히 유선 분야에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 닷컴기업들의 어려움을 지켜보면서 무선인터넷 관련 업체들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콘텐츠 유료화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무선서비스=유료」라는 이용자들의 마인드도 한 몫을 해 무선인터넷 분야의 콘텐츠 유료화는 비교적 순항을 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수익성 창출에 대한 콘텐츠 사업자들의 사회적인 요구와 더불어 정부의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일련의 정지작업이 더해져 콘텐츠 유료화는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이미 이동통신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업자, 솔루션 개발업체 등과 함께 무선 인터넷 콘텐츠 유료화를 비롯한 개발, 표준화 지원, 법제도 정비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원을 통해 m커머스의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동통신사업자들은 CP들의 적극적인 요구와 정부의 무선인터넷 활성화 의지 등 사회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지난해 하반기부터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CP지원정책을 차례로 발표하는 등 실질적인 유료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유료서비스에 따른 부가정보료 가운데 90%를 CP에게 부여하고 과금대행 수수료로 10%를 자사가 가져가는 형태로 콘텐츠 유료화를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는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으로 타 이동통신사업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통신프리텔과 엠닷컴은 오는 6월부터 콘텐츠 유료화를 전면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5월까지는 초기메뉴를 기준으로 조회건수가 일정수준(4000건)에 이르는 CP에게 기본료 100만원, 초과시 건당 10원씩의 장려금을 지급함으로써 CP의 수익성을 어느 정도 보장해 주겠다는 정책이다. 6월부터는 모든 유료 콘텐츠 수납액의 90% 이상을 CP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콘텐츠 유료화 실시 움직임으로 무엇보다 CP와 무선포털 업계의 약진이 예상된다. CP는 지난해 초 무선인터넷 열풍을 타고 콘텐츠 개발을 시작했지만, 대부분 무료 또는 시범서비스 형태로 제공했기 때문에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들은 이동통신사업자들에게 부가정보이용료뿐 아니라 통화료 수익 배분까지 요구했지만 현재 통화료 부분은 포기하고 부가정보료 수익 배분으로 양보한 상황이다.







올 하반기부터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선포털 진영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이동통신사업자의 직할CP를 거부하고 자체적으로 CP를 모아 서비스하는 무선포털은 콘텐츠 유료화에 따른 수익모델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회원제 운영을 통한 회비와 CP와의 연계를 통한 수익 배분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회원제 운영은 현재 유선포털과 같이 회원으로 등록해 기본적인 정보를 이용하는 대신 월정액으로 회비를 지불함으로써 무선포털업체에 안정적인 수익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두번째는 CP가 유료 콘텐츠 제공으로 발생시킨 수익 가운데 일부를 나누는 형식이다. 이에 따라 양질의 CP를 누가 많이 확보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처럼 CP와 수익 배분을 위해서는 이동통신사업자와 상관없이 과금처리를 할 수 있는 별도의 과금대행 서비스업체도 등장하리라는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다.







그러나 콘텐츠 유료화와 관련, 이동통신사업자 진영과 독립적인 무선포털 진영간에는 다소간의 이견도 보이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콘텐츠 유료화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지만, 과연 이들이 예정대로 콘텐츠 유료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통화료(에어타임) 수입이 부가적으로 창출되기 때문에 콘텐츠 자체의 유료화가 시급하지는 않다. 다만 통신환경이 음성 위주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하면서 점차 음성통화료가 인하되거나 무료화될 전망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유료화를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 반면, 독립 무선포털들은 유선포털에 비해 수익창출로가 매우 협소한 편이어서 콘텐츠 유료화가 필수적이다. 무선포털은 캐릭터 다운로딩과 같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흔한 광고수익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은 초기부터 유료화하지 않을 경우 유료화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을 내세워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동참을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독립포털은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콘텐츠 유료화를 미룰 경우 품질로 승부하며 유료화를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무선포털업계는 이를 위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독자적인 유료화를 할 수 있는 기반환경의 개방을 촉구하고 있다.







콘텐츠 유료화로 가기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m커머스 활성화를 위해 요금 인하, 전송속도 개선 등의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10초당 14∼17원 가량하는 현재 요금수준으로는 4분짜리 MP3파일을 다운로드할 때 약 5000원의 통신비가 소요된다.







과금시스템 구축과 회원관리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신생 독립 포털업체가 독자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시스템을 구축하고 회원관리를 원활하게 해낼 수 있을지 장담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시스템 부하를 늘리면서까지 독립CP에 과금대행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서로 이해를 달리하는 이들 업체가 앞으로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