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 때보다 신제품을 개발할 때가 더 기분이 좋습니다.”
공업진흥청 전신인 공업시험원 시절부터 평생을 연구·개발에 몸담아온 자화전자 김상면 사장(55)다운 말이다.
81년 컬러TV 및 컬러 모니터용 전자 빔 집속자석(PCM:Purity Convergence Magnet)을 국산화한 것을 시작으로 김 사장이 개발한 제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김 사장은 7년여의 노력 끝에 88년 반도체 세라믹 제품인 PTC 서미스터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국내시장의 75%, 세계 시장의 20%를 점유하면서 지난해 155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효자품목으로 성장했다.
이밖에도 김 사장은 이동통신기기 부품으로 일본의 도쿄부품에서 전량 수입하던 코인타입 진동모터를 98년 국산화했고 고부가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모듈화된 하이브리드 제품 개발을 추진, 현재 전량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냉·난방기용 냉매 공급량 조절장치인 전동팽창밸브를 개발했다. 20년간 40여종 120여 품목의 부품·소재를 개발한 결과 자화전자는 매출 918억원, 종업원수 463명의 중견회사로 성장했다.
김 사장은 “대기업이 손 대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노려 기술집약적인 제품을 개발하려는 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얼마전 한국전자산업진흥회로부터 「올해의 전자산업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여년 동안 소재·부품의 국산화에 힘써왔고 총 매출의 83%를 수출한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김 사장은 수상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김 사장은 “자화전자는 기초적인 소재부품 관련기술과 설비의 기반이 탄탄하므로 새로운 제품개발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들려준다. 이달 출시하는 이동통신 단말기용 듀플렉서를 시작으로 PRC 대전 롤러, EMI 코어 사출, ADD 전파흡수체 등을 양산할 예정이다. 또 듀얼 밴드용 RF 스위치모듈(SMD형), OLP복합형 PTC 서미스터, 칩 PTC 서미스터, 코어리스 진동모터(실린더 타입)를 올해 개발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소재·부품의 국산화는 국가산업의 기반으로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
에 정부의 지원정책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면서 “보다 많은 중소기업이 연구·개발에 전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고 말한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