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공사(KBS)가 전사적자원관리(ERP)를 도입한다.
KBS는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ERP를 도입키로 하고 지난달 말 패키지 공급업체들로 하여금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공고를 냈다(밀기 120-001호).
이번 KBS 프로젝트는 한국조폐공사, 정보통신부, 한국마사회에 이어 추진되는 공공기관의 ERP도입이라는 점에서 처리결과가 주목된다
◇프로젝트 내용과 의미=KBS는 우선 내년까지 재무·회계 및 제작업무에 ERP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영개선추진단을 신설, 업무분석 및 설계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1차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2002년에는 상황을 봐가면서 e비즈니스로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KBS는 이번 적격업체 선정에서 방송사라는 업종 특성을 고려해 제작업무의 적합도에 높은 점수를 줄 계획이다. KBS는 이달 패키지 선정에 이어 5월 컨설팅 및 구축업체를 결정, 6월부터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KBS ERP 프로젝트는 전체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ERP는 주로 민간기업의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툴로 인식되어 왔으며 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에서는 별 관심이 없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KBS의 ERP도입은 한국조폐공사, 정보통신부, 한국마사회에 이어 ‘정부 공공기관에서도 외국의 선진 프로세스를 수용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RP업계 수주전 치열=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 2사의 각축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KBS는 공영기관으로서 국내 업체들에도 문호를 개방할 방침이지만 방송제작이라는 독특한 업무를 지원해야 하는 만큼 외산 패키지가 결정될 공산이 크기 때문. 더구나 KBS로서도 BBC와 같은 외국 방송사의 선진사례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어 외산제품에 가산점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의 프로젝트 수주전이 한창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부터 물밑영업을 활발히 벌여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오라클이 정보통신부, SAP코리아가 한국마사회로부터 수주해 현재로서는 올해 정부 공공기관의 영업실적이 동률을 기록하고 있어 양측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치열하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