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 주가하락 등으로 외자유치 난항

국내 정보기술(IT)업체들이 주가하락 등으로 외자유치에 차질을 빚고 있다.

2일 증권 및 관련업체에 따르면 IT업체들은 글로밍 서비스 및 상품판매를 위해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및 해외증시를 통한 자금조달로 세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예정이었으나 주가하락과 협상조건이 맞지않아 외자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국내증시를 대표하는 종목인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의 전략적 제휴를 포함한 외자유치 지연은 증시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까지 차세대이동통신(IMT 2000)의 중국 및 동남아시장 진출을 위해 NTT도코모 등 세계적인 통신업체와 SK(주)와 SK글로벌이 보유한 14.5%의 지분매각을 통한 전략적 제휴를 일단락지을 예정이었으나 지난달들어 전세계 통신서비스주의 주가하락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외자유치가 지연되고 있다.

한국통신도 내년 6월까지 민영화를 앞두고 올 상반기안에 해외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할 계획이지만 전세계적으로 통신서비스주의 인기가 시들하면서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국통신은 해외 DR발행전에 해외 통신서비스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해 한국통신프리텔 등 관계사의 보유지분을 포함한 15% 주식을 매각할 예정이나 주당가격과 경영권 참여문제로 협상업체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최근 주가하락으로 NTT도코모 등과 전략적 지분매각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며 “한국통신도 주당매각가격 등 여러가지 계약 조건상의 문제로 단기적으로 외자유치를 위한 합의점를 찾아내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쌍용정보통신도 지난 1월 미국의 투자펀드인 칼라일과 대주주인 쌍용양회의 지분매각 기본계약체결로 그룹의 간섭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으나 아직까지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투자회사인 존홈스인베스트먼트와 외자유치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지만 본계약이 미뤄지고 있다.

중소 IT업체들도 외자유치 지연 및 결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조회공시한 업체 중 3분의 1 이상이 자금유치에 실패했다.

지난해 조회공시를 통해 외자유치 추진중이라고 밝힌 28개 코스닥등록업체 가운데 서울이동통신, 웰컴기술금융, 삼영케불, 세인전자, 드림라인 등 10개 업체가 현재까지 보류 또는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루넷, 한빛아이앤비, 현대정보기술, 성우하이텍, 해룡실리콘, 바이어블코리아, 델타정보통신 등 7개사는 외자유치를 계속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자유치 전문컨설팅사인 엔트러스트 송동근 사장은 “국내 업체들이 투자가들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해 외자유치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며 “외자유치를 위해 도식적인 투자설명회(IR)보다는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비전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