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포스트스타크를 향한 숨은그림찾기

‘포스트 스타크를 향한 숨은그림 찾기’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다소 주춤해진 요즘 프로 게임계의 화두는 단연 ‘포스트 스타크’다.

지난해 하루가 멀다할 정도로 열리던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이제는 한달에 한번 열릴까 말까 할 수준이다. 프로게임리그도 구단수가 축소됨에 따라 아직 시즌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들의 생존기반을 위협받고 있는 프로게임단과 게이머들은 저마다 대안을 찾아 시즌보다 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타크래프트만 잘해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으나 이제는 이른바 부전공을 준비해 두지 않으면 상황이 어렵게 됐다.

따라서 게임산업의 동향을 살펴 누가 먼저 ‘포스트 스타크’에 대비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게임단의 판도가 크게 교차할 전망이다.

하지만 히트 게임을 찾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예컨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아 각팀들의 고민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 칸의 정수영 감독은 지난해 4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적인 게임대회인 ‘CPL캐나다’를 참관하고 나서 한가지 확신을 갖게됐다.

“그 당시 국내에서는 스타크래프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으나 북미지역의 게이머들은 이미 전략게임에 신물을 느끼고 긴장감과 박진감이 넘치는 액션슈팅게임을 더 선호하고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포스트 스타크’의 제1 후보로 1인칭 슈팅게임인 ‘퀘이크3’와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점찍어 두었습니다.”

정 감독의 이같은 예견은 당시 스타크 열풍에 밀려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나 최근 액션슈팅게임 대회가 잇따라 개최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카운터 스트라이크’ 연습에 몰두해온 삼성전자 칸은 액션슈팅 게임 선수인 최원갑·윤도민을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선수인 송병석·도진광 등으로 한팀을 구성, 맹훈련중이다. 때마침 최근 ‘카운터 스트라이커’가 출시되면서 점차 유저가 확대되고 있으며 게임대회도 잇따르고 있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호기를 맞고 있다.

KTB퓨처스와 한국통신프리텔 매직엔스는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부종목을 권하고 있다.

KTB퓨처스의 유승이 감독은 “지난해부터 ‘킹덤언더파이어’나 ‘아트록스’ 등 새로운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으나 스타크만한 인기를 구가하는 게임은 아직 등장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새로운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선수들과 함께 시연해보고 각자의 적성에 맞게 부종목을 선택하도록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스타크래프트에 유달리 강한 KTB의 김동우는 게임형식이 비슷한 ‘킹덤언더파이어’의 비법을 파헤치고 있으며 김갑용은 ‘아트록스’에 매달리고 있다.

또 매직엔스의 김기철·주한진 등은 ‘킹덤언더파이어’를, 이은경은 국산 슈팅게임인 ‘액시스’, 권태규는 ‘포트리스2’를 부전공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선후배들의 분주한 행보와는 달리 KTB의 김정민과 매직엔스의 한정근은 유달리 스타크만을 고집하고 있다.

김정민 선수는 “지금도 스타크를 새롭게 시작하는 게이머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 스타크가 바둑과 같이 대중적인 문화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