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거품론은 한마디로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에 따라 인터넷 회의론마저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인터넷의 실체와 위력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결과다. 사실 인터넷 기업은 그동안 수익보다는 서비스 자체에 관심을 기울였다. 돈을 벌기보다는 회원을 확보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위해 줄달음쳤다. 하지만 이제는 이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사업모델을 재구축하고 ‘닷컴(.com)’에서 ‘닷코프(.corp)’로 거듭나고 있다. 돈을 버는 인터넷 기업의 중심에는 서비스 유료화가 탄탄하게 둥지를 틀고 있다.
◇유료화 어디까지 왔나=닷컴기업의 화두는 단연 유료화다. 돈을 벌지 못하면 망한다는 평범한 기업 생존 논리가 인터넷업계를 옥죄고 있다. 든든한 자금줄이던 주식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이고 경기마저 악화되면서 주수입원이던 광고마저 수입이 뚝 떨어져 유료화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됐다. 제2, 제3의 야후 모델은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으며 존재할 수도 없게 된 것이다.이에 따라 서비스 유료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이미 유료화를 통해 성공한 기업이 하나 둘 나오는 상황이다. ‘인터넷=공짜’라는 네티즌의 마인드가 점차 바뀌고 편리한 결제 수단이 확산되면서 유료화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콘텐츠 질의 향상=서비스 유료화에 따라 가장 큰 변화는 콘텐츠 질의 향상이다. 업계는 이에 따라 전문가를 확충하거나 연령대별 콘텐츠를 차등화·특화하고 있다.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전화나 우편과 같은 오프라인서비스도 병행해 제공하는 등 부가서비스를 확대하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오프라인업체와 연계해 시설물 이용 알선 등 실질적인 활동 범위를 넓히고 무료로 제공하던 홈페이지·e메일 서버 용량을 가격대에 따라 차등적용해 100MB까지 늘리는 안정적인 서비스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인터넷 기업의 유료화가 자리잡으면서 점차 무료라는 인식도 변하고 있다. 하지만 편리한 지불결제 수단, 돈 주고 살 만한 우량 콘텐츠 생산 등 서비스 유료화와 발맞춰 관련 인프라의 개선은 여전히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유료화 성공모델=드림엑스는 지난해 4월부터 유료화를 시작, 매월 20∼30%의 꾸준한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8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보였다. 네오위즈의 세이클럽도 ‘캐릭터 꾸미기’라는 이색적인 프리미엄서비스로 인기와 수익을 동시에 거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비스 시작 이래 지난달까지 30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한게임을 인수한 네이버컴은 지난달부터 게임에 유료부가서비스를 시작, 올해 여기서만 120억원의 매출을 예상할 정도로 성공작이란 평가다. 이밖에 다음·라이코스·네띠앙 등 간판급 업체들도 콘텐츠나 메일 유료서비스 등을 통해 유료화에 발벗고 나서는 상황이다. 모두 콘텐츠의 질이나 인프라에 자신이 있다고 자부하는 기업들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