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학계를 움직이는 사람들>11회-인공지능(AI)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갖춘 ‘머신’을 만들자.’

이는 인공지능(AI)에 공통으로 흐르는 개념이다.

인간을 닮은 기계를 개발함으로써 생활을 윤택하게 한다는 것은 오랜 기간 인공지능이 추구해온 지향점이다. 전문가시스템·뉴로컴퓨팅·자연어처리 등 인공지능의 분파도 세분화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똑똑한 기계개발’이라는 점에선 궤를 같이 한다.

국내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본격 궤도에 오른 것은 지난 80년대. 외국에 비하면 다소 뒤져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꾸준한 연구개발과 인력배출이 이뤄진 덕택에 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세인의 관심이 집중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시스템·뉴로컴퓨팅·자연어처리·컴퓨터비전 및 패턴인식·음성인식·인터넷 에이전트 제작과 관련한 연구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고도의 프로세스능력을 가진 PC뿐만 아니라 소형제품에 이르기까지, 또 멀티미디어 데이터 검색이나 영상처리분야에도 인공지능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인공지능학계의 발전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KAIST 김진형 교수다. 실제로 김진형 교수는 인공지능학계의 ‘대부’로 꼽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산실 연구원과 미국 휴지리서치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85년 귀국, 외국의 선진기술을 국내에 전파하며 국내 인공지능학계의 방향을 제시한 산파역이라는 것이 그에 대한 공통된 평이다.

주 연구분야는 필기인식기술. 신경망과 히든마코브모델을 이용한 패턴인식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통한다. 영문 연속필기와 흘림체 한글을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펜 컴퓨터 인식기를 개발, 국내외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전세계 50개 저널에 200개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김 교수는 후학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금까지 김 교수가 배출한 전문인력만도 석사 50여명, 박사 20여명에 이를 정도다. 고려대 이성환 교수도 김진형 교수가 배출한 후학이다.

현재는 한글·한자·숫자·영문자로 쓰여진 문서의 자동인식을 연구개발중이며 기계학 학습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포항공대 교수로 재직중인 방승양 교수도 김진형 교수와 함께 국내 인공지능분야 개척을 주도해온 대표적 인물이다.

신경망기반의 패턴인식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는 방 교수는 학계에서 일본 정통파에 속한다. 학사학위를 일본 교토대학에서 취득했으며 서울대와 미 텍사스대학에서 각각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NCR·벨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81년 귀국, 한국전자기술연구소 실장과 유니온시스템 부설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바 있는 방 교수는 실무현장경험과 실제 구를 접목하는 등 산학협력에 새로운 장을 마련하고 있다.

연세대 이일병 교수는 패턴인식·문서인식·데이터마이닝(DM)·인지과학·신경망모형 등 포괄적인 분야에 걸쳐 높은 관심도를 보이고 있다.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매사추세츠대학에서 ‘개구리 망막의 신경회로망 모형:이산적인 시공간 접근’이라는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인지과학회 회장, 한국데이터마이닝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외국 학술지에는 23회에 걸쳐 논문이 게재됐으며 단행본 저술도 8권이나 된다. 지난해에는 1년간 과학기술부가 제시한 ‘뇌 정보처리에 기반한 인공 시청각 시스템’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숭실대 교수로 재직중인 최형일 교수도 국내 인공지능분야 발전에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최 교수는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거쳐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석박사학위를 수여했다. 최 교수는 주로 퍼지기술을 이용한 패턴인식연구에 전력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퍼지 및 지능시스템학회 이사, 정보과학회 컴퓨터비전 및 패턴인식연구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포항공대 홍기상 교수는 비디오 및 그래픽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과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86년 7월부터 학계에 몸담고 있는 홍 교수는 비디오와 그래픽 합성기술로 여러편의 국제논문을 발표하며 독자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디오에 있는 물체의 그림자를 분석해 가상의 그래픽 물체에 그림자를 넣을 수 있게 함으로써 ‘가상물체 삽입’을 실현했다. 홍 교수는 이 내용을 오는 7월 개최되는 캐나다 컴퓨터비전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어서 학계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카메라 자동보정기법, 영상모자이크와 해상도 향상기법도 홍 교수가 관심을 갖는 분야다. 특히 영상모자이크 및 해상도 향상기법은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으로 영상처리의 기반기술이 되고 있다.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이성환 교수도 컴퓨터비전 및 패턴인식 분야의 대표적 인물이다. 특히 얼굴인식에 전력하고 있는 이 교수는 KAIST 전산학 석박사 출신으로 김진형 교수의 애제자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현재 5개의 국제학술지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국제패턴인식학회(IAPR)로부터 ‘펠로’를 수상, 학계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 상은 전세계적으로 수상자가 100명이 되지 않는데다 국내에서는 KAIST 김진형 교수가 유일하게 수상했을 정도로 최고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힌다.

현재 한국정보과학회 컴퓨터비전 및 패턴인식연구회 위원장으로 맹활약중인 이성환 교수는 지난 97년부터 과학기술부 창의과제를 수행하며 핵심원천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 교수는 크게 생물시각기반 계산모형, 컴퓨터시각 알고리듬, 능동시각시스템을 연구하게 되며 궁극적으로 생물시각시스템의 정보처리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컴퓨터시각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환경을 실시간으로 분석·이해할 수 있는 인공시각기술을 개발할 예정으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숭실대 박영택 교수도 국내 인공지능분야 정착에 앞장선 대표적인 인물이다. 현재 정보과학회 인공지능연구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교수는 인터넷이나 고객관계관리(CRM), 유전자 알고리듬 등 인터넷 관련분야와 인공지능기술 접목에 앞장서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지능형 에이전트, 웹 에이전트, 모바일 에이전트, 전문가시스템, 정보수집이며 에이전트 기반의 전자도서관 인터페이스 구조, 멀티에이전트 프레임워크 하에서 웹 에이전트 설계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KAIST와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각각 컴퓨터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부터 학계에 몸담은 박영택 교수는 현재 정보과학회 인공지능연구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주대 김민구 교수도 인공지능 관련분야의 핵심 인물. 지식표현, 비단순 추론, 전문가시스템, 지능형 교수시스템, 멀티미디어 저작시스템 등이 주력 분야며 최근에는 지능형 정보검색과 지능형 캐릭터로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에 한국과학원 전산학과,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버펄로 뉴욕주립대에서 전산학 박사를 취득한 최중민 교수는 인공지능, 지능형 에이전트, 웹 정보검색, 데이터마이닝 등에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추론시스템과 전문가시스템 개발 및 성능향상과 관련해 박사학위를 취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공지능연구실 근무시절인 93년 국내 최초로 지능형 에이전트 분야 연구를 시작해 지금까지도 한 우물을 파고 있다.

최근 최중민 교수의 관심 분야라면 단연 인터넷 정보검색에 지능형 에이전트를 접목하는 것. 이 일환에서 ‘지능형 비교쇼핑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쇼핑사이트를 선택하고 이 사이트에 대해 원하는 제품의 가격정보를 자동 추출해 비교하는 것으로 기계학습·정보추출·지식처리·사용자 모델링 기법이 융합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 교수는 국제 논문만 15편, 국내 논문 47편, 번역서를 포함한 저서 6편, 국내 특허출원 2건, 연구과제 14건을 수행하는 등 인공지능 학계 발전에 왕성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 장병탁 교수는 바이오 인텔리전스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생명공학 데이터 분석 및 생명공학의 정보처리 원리를 이용해 새로운 분석모델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석박사 출신이다.

이밖에 서강대 전자공학과 박래홍 교수와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한준희 교수, 숭실대 김명원 교수 등도 인공지능 분야에서 정평이 나 있다. KAIST 양현승 교수는 로봇과 관련한 패턴인식이 주력 연구분야다. 양현승 교수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이대학에서 전기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해외파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