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정보기술(IT)업체들이 지난해 실적호조를 보이며 국내 양대 증시의 실적개선을 이끌어냈다.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주들은 꾸준한 실적개선으로 지난해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냈고 중소 IT업체들은 높은 성장성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IT업체의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통신서비스 및 장비=통신서비스업체들은 지난해 단말기 보조금 폐지와 비동기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마케팅 비용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특히 초기 투자비용 부담과 가입자 확보로 그동안 적자가 지속돼온 이동통신서비스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며 한통프리텔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수익창출 궤도가 본격화됐다.
코스닥시장의 대표주인 한통프리텔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하며 1159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통신서비스업체 중 가장 빼어난 실적을 거뒀다. 비동기 IMT2000사업자인 SK텔레콤과 한국통신도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증가세를 보이며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한 한해였다. 반면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은 전년도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실적주로 기대를 모았던 통신장비업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한 경기둔화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놨다. 단말기보조금 폐지는 이동통신단말기업체의 실적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쳤으며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 및 공공시장의 위축은 성장산업으로 각광받던 네트워크장비 및 유통업체들의 하반기 성장의 발목을 붙잡았다.
◇반도체 및 장비=반도체업체들은 격렬했던 D램 현물가 논쟁속에도 지난해 최대 호황을 누렸다. 반도체업체들은 작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력사업인 D램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D램가격이 불안정세를 보이면서 안정적인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사업호조에 힘입어 34조2838억원의 매출과 8조69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순이익 규모가 거래소시장 전체 매출의 70%에 육박할 정도로 기록적인 수준이었다. 현대전자도 8조9024억원의 매출을 보였지만 부채탕감 등으로 2조48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지난해 70%대의 매출성장과 119%의 영업이익 신장률을 보였으나 반도체업체들의 생산라인 설비감소로 올해 실적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인터넷 및 솔루션=인터넷업체들은 지난해 수익모델 부재로 매출성장속에도 손실규모가 오히려 커지는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특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비용증가와 사업확대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 적자의 골을 깊게 만들었다. 또 지난해 하반기 들어 최대 수익사업인 온라인 광고시장이 급격히 위축되자 수익성이 낮은 전자상거래에 주력하면서 매출원가비율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통신솔루션 업체로 변신을 서두르는 새롬기술은 지난해 수익모델 부재속에 지분법 평가손 등으로 2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전년대비 순이익이 87.3% 감소하는 등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인터넷솔루션 업체들은 이네트 등 인터넷 사용인구 확대 등으로 큰 폭의 실적개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SI 및 컴퓨터=시스템통합(SI)업체는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대거 입성하며 코스닥시장의 경기방어주로 관심을 모았다. 대규모 매출에 비해 수익성이 저조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지만 지난해 수익개선 등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증시의 주목을 받고 있다.
SI업체는 지난해 현저한 경기둔화속에 1년 이상의 중장기 계약사업이 대부분인 그룹계열사와 공공기관의 매출의존도가 커 여타 IT업체에 비해 경기변동에 덜 민감하다는 장점이 부각되기도 했다.
올해 미국의 투자펀드인 칼라일로 매각된 쌍용정보통신은 지난해 네트워크 관련사업의 호조로 761.8%의 경상이익 증가율을 보이며 코스닥등록 SI업체 중 가장 높은 실적증가세를 보였다. 포스데이타, 동양시스템즈 등 신규등록 SI업체들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올해 실적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반면 성장성 높은 아이템으로 주목받던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와 넷컴스토리지는 수익개선이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