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챔피언’
데이비드 네들러 지음, 도근우 번역, 21세기북스 펴냄.
기업에 변화는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경제위기에 직면한 국내기업이 치열한 세계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끊임 없는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국내기업은 그동안 나름대로 변화를 추구해왔으나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은 품질경영, 미래경영, 밀레니엄경영 등 다양한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변화의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들은 구성원에게 변화의 비전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실행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면서 한발 물러서는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은 이런 식의 기업변화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시작한다. 지은이 데이비드 네들러는 미 주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일하면서 학습한 것을 토대로 습득한 변화관리의 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 관점에서 변화를 주시하고 관찰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며 기업과 함께 수행한 연구조사, 이론개발은 물론 수행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체험도 반영한다.
그는 기업이 변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기업이 직면한 상황에 따라 선택해야 할 변화의 유형은 크게 조정·적응·방향 재설정·재건으로 나뉘어진다. 이 가운데 재건은 기업조직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것으로 과거의 상황과 단절된 불연속적이고 급진적인 변화를 가리킨다.
기업의 비전과 전략은 물론 기업문화 전반을 바꾸는 것이 재건이므로 추진단계도 복잡하고 구성원의 저항도 심하다. 그러나 저자는 이 가운데 하나의 유형으로 모든 변화에 대응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변화는 최고경영자의 헌신은 물론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기업 자체를 다시 만드는 총체적인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20년 동안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의 변화과정을 지켜봤으며 어떤 기업이 변화의 격량에 살아남거나 사라졌는가를 목도했다.
그는 자신이 관찰하거나 참여한 100여개 기업의 변화관리 사례와 최고경영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책 전체에 풍부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점에서 기존 이론적 연구성과에 치우친 서적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이 책은 ‘변화를 추진하는 주체들이 어디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고 어떻게 이를 추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