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업체 국내지사, 비용절감으로 위기극복 나서

반도체 경기 침체로 대형 다국적 장비업체들이 감원을 추진하고 있으나 한국지사만큼은 감원 없이 비용절감으로 불황을 극복할 계획이다.

한국램리서치·노벨러스코리아 등 다국적 장비업체의 한국지사들은 감원에 들어간 본사와 무관하게 현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비용절감 등 고통분담에 주력하기로 했다.

감원위주의 구조조정방식을 택한 본사도 한국의 정서 및 사업환경을 고려해 한국지사에 대해서는 감원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또 한국지사들은 IMF 이후 슬림화를 지속, 본사의 감원조치에도 비켜가고 있다.

한국램리서치(대표 김동성)는 계약직 사원을 중심으로 감원하도록 결정한 본사 방침과는 달리 120명인 직원을 유지하기로 하고 10여가지의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 이달 초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연월차 지급액을 줄이기 위해 이달과 오는 7월에 각각 전직원이 돌아가며 일주일간 휴가를 가도록 했으며 해외출장도 거리와 상관없이 사장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이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했다. 또 출장지에서 렌터카를 임대할 경우 소형차를 빌려 여러 직원이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외부행사 억제, 직급동결, 신규직원 채용 내년 이후로 연기 등의 비용절감 세부방안을 세웠다.

140여명의 직원을 둔 노벨러스코리아(대표 정낙경) 역시 비용절감을 통한 고통분담 방식을 채택하고 그동안 사원복지 차원에서 제공했던 경제적인 혜택을 대폭 줄였다.

이 회사는 전직원들에게 제공하던 차량운행비와 이동전화 요금 지급을 중단하고 비행기 등급도 이코노미로 하향조정했다. 또 이달부터 유급월차를 무급으로 전환하는 대신 5일간의 휴가를 신설, 이용하도록 했으며 추가충원 계획도 내년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비용절감 계획과는 별도로 이 회사는 하반기 300㎜ 장비공급 본격화에 대비해 전면적인 인력배치를 단행, 업무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싸이머코리아(대표 팽재원)는 지난달 23일 본사의 파스칼 디비에 사장이 전세계 지사를 대상으로 밝힌대로 감원 없는 비용절감으로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다.

우선 3·4분기 무급휴가 10일, 4·4분기 무급휴가 5일 계획을 시행할 경우 전세계 직원 중 250명 가량을 감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본사의 분석대로 한국지사에서도 무급휴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지사 자체적으로 불필요한 출장 및 회식행사 자제, 초과근무 억제, 소모품 절감 등으로 경비를 절감하는 비용 10% 절감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