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기술(IT) 경기침체로 PC·반도체·이동전화 단말기 등 주력제품 수출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광저장장치가 세계 시장을 석권하면서 새로운 수출 전략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전체 시장점유율뿐 아니라 연내에 이 분야 모든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되고 해외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전략을 추진, 주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삼성전자 등이 CD롬·CDRW·DVD롬·콤보드라이브 등 광저장장치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1위를 두고 LG전자의 바통을 이어받은 HLDS와 삼성전자 두 업체간에 치열한 선두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두 업체는 PC산업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20% 이상 늘어난 공격적 매출 목표를 세웠고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을 합칠 경우 40%에 근접, 세계 광저장장치 시장이 국내 업체들의 과점체제로 변하면서 시장 지배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 99년 CD롬드라이브 판매 호조에 힘입어 판매대수 기준으로 광저장장치 순위 1위에 오른 LG전자는 지난해 CDRW 분야까지 1위(시장점유율 23%)를 차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업체로 자리잡았다.
LG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 1월 히타치와 판매 및 개발을 위한 전문법인 HLDS(대표 박문화)를 설립, 올해 총 4000만대 2조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3년째 1위 수성을 장담하고 있다.
이 회사 박문화 사장은 “올해는 CD롬·CDRW뿐만 아니라 DVD롬·콤보드라이브 등 전품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 상황은 좋지 않지만 LG와 히타치의 결합으로 경쟁력이 더욱 강화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HLDS는 지난주 델컴퓨터가 개최한 부품 공급사 콘퍼런스에서 최우수 공급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지난해 DVD롬드라이브(1위), DVD롬드라이브와 CDRW 기능을 통합한 콤보드라이브(1위), CD롬드라이브(2위) 등 전분야에 걸친 약진으로 일본 도시바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올해 3000만대 이상, 2조원의 매출을 목표를 수립하고 HLDS를 바짝 뒤쫓을 계획이다.
이 회사 ODD사업부장인 황인섭 상무는 “올해 CDRW나 DVD롬, 콤보드라이브 등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을 확대, 단순 판매대수 증가보다도 수익 및 매출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세계적으로 3개 업체만이 생산중인 콤보드라이브의 시장확대를 통해 차세대 제품에서 삼성전자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광저장장치의 경우 △대형 PC업체 수요가 70%를 상회하고 △이들이 신뢰성 및 수급 안정성을 들어 기존 주요 공급처를 선호하며 △중소업체 중심인 대만 업체들의 입지가 좁고 △일본은 가격경쟁력이 뒤처진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들의 선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