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의 가격이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줌 기능이 부가된 고화소 제품의 경우 지난해 4월 평균판매가가 100만원을 넘어서던 것이 1년이 지난 올 4월 현재 80만원 후반대로 15만원 가량 뚝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저가인 일반형 제품도 지난해 50만원 중반에 판매되던 제품이 현재는 40만원대 초반으로 10만원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고화소 제품들의 가격하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후지필름의 240만화소급 ‘파인픽스4900Z’의 경우 지난해 11월에는 120만원 후반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110만원 후반대로 하락했다. 한국코닥의 230만화소급 ‘DC-3800’은 지난해 11월 57만원대이던 것이 현재는 평균 46만원대에 판매된다.
소니가 지난해 7월 109만원대에 출시한 260만화소급 ‘DSC-F505V’는 현재 100만원 아래로 떨어졌고 LG상사가 지난해 9월 109만원대에 내놓은 330만화소급 ‘파워샷S20’은 현재 90만원 초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올림푸스의 250만화소급 ‘C-2500L’은 지난해 7월 150만원대에 거래됐으나 현재 130만원대다.
이처럼 디지털카메라의 가격이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시판되고 있는 브랜드의 수가 15개를 넘어서면서 공급업체간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12만대선을 겨우 넘겼고 올해도 20만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반해 공급제품의 수는 무려 130여종을 넘어서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조차 월 1000대를 넘기지 못하고 있어 가격싸움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인터넷 가격사이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에누리·베스트바이어·야비스·오미 등 인터넷 가격비교 검색사이트들이 디지털카메라를 판매하는 시중 인터넷쇼핑몰 사이에 최저가 공급경쟁을 불붙이고 있고 디지털카메라인사이드 등 공동구매 사이트까지 여기에 가세해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요즘은 구입고객들 대부분이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검색한 최저가 자료를 뽑아들고 와서 그 가격대로 제품을 맞춰달라고 요구한다”며 “온라인의 가격경쟁이 오프라인에서의 시장가격을 내리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LG홈쇼핑과 CJ39쇼핑 등 TV홈쇼핑업체들까지 200만화소 이상의 고화소 제품들을 시중가보다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 이상 저렴하게 판매할 계획이고 최근 한국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선언한 올림푸스한국도 가격인하를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 디지털카메라 가격하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