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SI넷 어떻게 되나

미국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전문기업 PSI넷이 최근 자국의 파산법에 따른 구조조정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외신 보도에 따라 국내 현지법인인 한국PSI넷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IDC사업자의 원조격인 한국PSI넷은 PSI넷이 지난 98년 구 아이네트를 인수해 설립한 법인으로서 지분율은 100%. 따라서 PSI넷이 파산할 경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국PSI넷 측에서는 “본사가 어떤 정리절차를 밟게 될지는 현지 법원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지만 궁극적으로는 다른 업체에 매각되는 선에서 국내 영업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PSI넷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파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한국PSI넷의 영업활동이 위축되는 등 어느 정도의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PSI넷은 어떤 회사=나스닥에서의 주가는 지난 1년 사이 99%나 하락했다. 모든 가능한 구조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식가치가 전액 사라져 나스닥 폐지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3월 30일 현재 보유 중인 현금·현금성 자산·단기투자 자산·현금화 가능 증권 등은 모두 2억5400만달러 정도. 이 가운데 신용장과 문서 등에 의해 보장된 규모는 2억700만달러 수준으로 앞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산 매각 대금 등을 포함하더라도 필요한 지급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PSI넷은 90년대 초반 인터넷 접속 및 웹호스팅 서비스라는 당시로서는 미개척 분야의 아이템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3년간 폭등하는 주가를 이용해 전세계적으로 무려 75개에 달하는 업체를 인수할 정도의 급성장을 구가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기둔화와 금융시장 경색 등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어왔다. 또 인터넷 중심 사업 분야와 관련이 적은 업체들을 과도하게 인수해온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PSI넷의 향배=PSI넷이 정리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PSI넷은 결국 매각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PSI넷이 현재 파산보다는 화의를 신청하는 방향으로 정리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파산으로 치닫든 화의신청이 받아들여져 유예기간을 갖게 되든 부채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회사 전체 또는 일부를 매각해야만 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PSI넷은 현재 모든 투자를 완료하고 안정적인 사업운영 기반을 갖춘 상황이어서 매각되더라도 국내 사업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지 문제는 매각까지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어렵고 직원들의 동요도 우려되는 등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한국PSI넷 측에서는 “일단 PSI넷이 화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데다 채권단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PSI넷의 기업가치를 조금이라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 당장 파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부단속에 나섰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내부 자금만으로는 최고 1년 3개월 정도는 운영이 가능해 국내에서의 사업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PSI넷은 현재 고객사가 3000여개에 달해 월매출이 35억원 정도에 이르고 있어 올해 최대 500억원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