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업체들이 올해 1·4분기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전망은 밝지 못하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 SK텔레콤, 한통프리텔, LG텔레콤, 한통엠닷컴 등 주요 통신서비스업체들의 1·4분기 실적이 기대수준을 충족시켰지만 전세계 통신서비스주 주가하락과 나스닥시장의 불안정, 지분매각 지연 등 복합적인 악재에 둘러쌓여 주가전망은 밝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1·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45.5% 성장한 4500억원의 영업이익과 46.3% 늘어난 28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신세기통신과 합병을 전제로 시장점유율을 50% 수준까지 낮추면서 우량고객이 늘어난 데다 단말기 보조금 폐지에 따른 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NTT도코모 등 해외 통신업체와 전략적 지분 매각이 늦춰지면서 주가는 하향곡선을 뚜렷하게 그리고 있다.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보조금 출연에 따른 전세계 통신서비스주의 주가하락에 따른 부담이 큰 데다 자체적으로 지난 3월말까지 예정된 지분매각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크게 저버린 상태다.
증시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기업 내재적인 가치로 판단할 때 현재의 주가수준은 현저한 과매도 상태지만 해외 통신서비스업체들과 차별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전략적 지분매각마저 난항을 겪고 있어 당분간 주가의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통신은 1·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45.6% 감소한 2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면서 실적악화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시장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9467억원 중 60%가 넘는 6431억원을 1·4분기에 달성했다는 점과 연간실적이 플러스 성장을 거둘 것이 확실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분기의 영업이익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통신도 주가문제에 있어선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시계가 불투명하다. 내년 6월말까지 민영화를 앞두고 있지만 싱가포르텔레콤 등 세계적인 통신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지분매각 성사가 아직까지 불확실함에 따라 올 6월말까지 완료 예정인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 여부마저 불확실해져 주가가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비해 LG텔레콤은 올 1·4분기 흑자로 전환된 데다 동기식 IMT2000사업 참여의지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1·4분기 920억원의 영업이익과 3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단숨에 흑자기업으로의 면모를 갖췄다.
또 동기식 IMT2000사업 참여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주가가 최근 초강세를 보이는 등 증권시장에서도 각광받는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보통신부의 출연금 삭감에 대한 정책표명이 확실치 않고 최대주주인 LG전자도 사업참여에 대한 모호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가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통프리텔은 전년동기대비 539.6% 늘어난 1500억원의 영업이익과 1158.3% 증가한 7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두드러진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지만 한국통신 주가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주가상승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은 괄목할 만한 매출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적자를 탈피하지 못해 당분간 실적으로 증시의 주목을 받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렬 SK증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업체들이 1·4분기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지분매각 등 갖가지 악재로 주가측면에서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악재들이 해소되는 하반기에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