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컴퓨터가 오는 7월부터 전기용품 안전인증제도 대상 품목에 포함됨에 따라 현재 용산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PC 조립판매가 중단 위기에 몰렸다.
특히 안정인증 적용 범위를 싸고 ‘소비자 보호를 위해 예외는 없다’는 정부와 ‘도소매로 규정’해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상가 조립PC업체들의 의견이 정면으로 충돌, 자칫 업체들의 생존권 싸움으로 번질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인증제도의 폭발력=용산을 비롯한 PC조립판매업체들에 위협이 되는 부분은 인증에 따른 비용발생이 핵심이다. 관련 인증기관에서 시험을 거치기 위해서는 모델별로 140만∼15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이는 곧바로 원가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 전자파 및 구조검사, 내전압시험 등으로 이뤄지는 인증은 검사기간만도 1개월 이상 소요돼 영세한 PC조립판매업체들이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모델별로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따르려면 사용자 요구에 따라 임의로 PC를 조립하고 있는 조립상들은 모든 제품에 대해 인증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에 따라 용산의 중소 PC조립판매업체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최악의 경우 PC 조립판매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와 업계의 충돌=전기용품 안전인증제도를 주관하는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생산업체보다는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도입한 제도인 만큼 모든 제조자에 적용되며 예외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판매 목적으로 PC를 제조하는 만큼 규격화된 특정 모델상품이 없다면 각각의 모든 제품에 대해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선 전자상가 조립PC업체들은 정반대의 논리를 펴고 있다. 브랜드PC와는 달리 조립PC는 제조업체가 아닌 도소매에 불과하기 때문에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영화 용산상점가진흥조합 이사장은 “전자파장해(EMI)인증의 경우 조립PC에 대해서는 EMI승인을 받은 부품만 장착하면 완제품에 대해서도 EMI를 받은 것으로 인정해주고 있다”며 “전문적인 제조업체도 아닌데 모든 제품에 대해 안전인증을 받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이 법의 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조합차원에서도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인증제도란=전기용품 안전인증제도는 지난해 7월 공시된 안전관리법 시행규칙 제3조에 근거한 것이다. 안전인증 대상 품목을 제조하는 업체는 전기용품의 모델별로 정부가 지정한 인증기관에서 안전인증을 받고 그에 따른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대상 품목은 전선 및 전원코드, 전기기기용 스위치, 전동공구, 오디오·비디오 응용기기, 정보 사무기기 등이 포함됐다. 컴퓨터 관련 제품으로는 PC를 비롯해 모니터, 프린터, 스캐너, 복사기 등이 해당된다.
현재 인증기관은 산업기술시험원,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 전자파장해공동연구소 등 3곳이며 안전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을 유통할 경우 징역 2년 혹은 벌금 2000만원의 처벌을 받게 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