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정보통신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남기호 이트로닉스 사장(61)는 오디오 시장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좀더 폭넓은 정보통신 분야로 도전을 확대하겠다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광중계기, WLL단말기, 위성방송수신기, 케이블모뎀관리시스템(CMTS)사업 등을 강화하고 올해 경영목표인 5200억원 가운데 통신사업에서 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 명실공히 정보통신기업으로 자리를 잡겠다는 게 남 사장의 야심찬 계획이다.
이트로닉스(구 해태전자)는 한때 국내 오디오 시장에서 30% 이상 점유율을 자랑했던 토종 브랜드 「인켈」과 전화기 「바텔」을 소유한 회사. 회사 인지도보다는 제품 브랜드를 강조하는 전략을 채택, 꾸준히 국내외 시장에서 중견 전자제품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올해부터는 첨단정보통신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사명을 「이트로닉스」로 바꿔 새출발을 선언했다.
“이트로닉스(Etronics)는 영원(eternity)을 상징하는 「E」와 전자(electronics)의 「tronics」를 합성한 단어입니다. 전자정보통신기업으로서의 영원한 미래를 상징하는 뜻을 담았습니다.”
위기에 처했던 97년 당시 해태전자에 법정관리인으로 취임한 남 사장에게 있어 사명 변경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CI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말 그대로 한 정보통신기업에 영원한 존재가치를 부여하는 일종의 엄숙한 의식이라는 편에 가깝다.
남 사장은 안정, 신용 그리고 기술인력 확보를 3대 가치로 꼽았다. 특히 연구인력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남 사장는 올해 경영 방침을 「핵심역량 집중의 해」로 세우고 연구소 강화에 특히 주력하고 있다. 인력수준을 높이기 위해 매출의 4%에 해당하던 연구개발비 지출목표를 5%로 끌어올렸으며 연구인력을 250명까지 확충했다.
“회사를 안정시키고 신용을 높이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발전해가는 회사에 대해 직원들이 가지는 자긍심을 그대로 지켜주는 일입니다.”
위기를 극복해가는 한편으로는 무한한 도전을 꿈꾸는 경영인. 그가 「안정」과 「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