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철 윌시스 대표 henryyoo@willsys.com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에 변화를 준 것 중의 하나는 음악이다. 인터넷에 접속하여 음악방송을 듣고 원하는 곡을 다운받아 즐기며 심지어는 인터넷을 통하여 가수 지망생들의 오디션도 처리할 정도로 음악에 관한 정보나 파일을 주고 받는 방법이나 종류가 다양해졌다.
한때 사이버가수가 활동한 적도 있었고 P2P간 대중음악 파일을 전송하는 창구역할을 제공한 냅스터 파동도 있었지만 앞으로도 음악은 인터넷이란 바다를 통해 새로운 경지가 개척될 것으로 짐작된다.
그 중에서도 악기의 연주분야에 대한 미래를 예측해 보면 무척 흥미로운 상상을 해 볼 수 있다. 아마 누구라도 악기를 하나 정도 배워서 연주하고 남들 앞에서 솜씨를 뽐내고 싶은 심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저런 이유로 실행하는 게 쉽지 않다. 이를 테면 악기를 사는 데 드는 비용이 적지 않고 설령 악기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아파트나 다가구주택 등 집단주거 형태를 띠고 있는 우리나라 여건상 이웃에 방해를 주지 않고 연습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뿐 아니라 악보를 보고 연주할 수준으로 개인적으로 훈련하는 것도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여 주는 것이 곧 인터넷이다. 즉 악기연주는 음악전문가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대중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이 인터넷인 것이다.
시중에서 흔히 DDR라고 불리는 댄스오락기 등에서 볼 수 있는 신호가 어려운 악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론이 될 것이다.
아무리 초보라도 이 신호만 있으면 쉽게 춤을 즐길 수 있듯이 악보를 대신하는 신호만 있다면, 그리고 인터넷을 통하여 그 정보를 얻고 배울 수만 있다면 일단 악보 문맹은 완전히 해결될 수 있다.
그 다음이 악기를 연주할 때 나는 소음인데 이또한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다. 인터넷이 가능한 것은 기본적으로 컴퓨터가 있기 때문인데 그 악기를 컴퓨터와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다면 누구나 헤드폰을 사용해서 혼자만 조용히 연습하고 즐길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악기 구입의 비용인데 이것은 악기 제조회사에서 실제 악기와 아주 흡사한 외형의 전자악기를 개발한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생산·보급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러한 악기를 필자는 ‘인터넷악기’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1세대 악기가 어쿠스틱(acoustic musical instrument)이라고 한다면 2세대 악기는 전자악기가 되고 곧 출현할 악기가 인터넷악기, 즉 3세대 악기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악기가 각 가정에 보급되는 시대가 온다면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대중가요나 클래식 등의 쉬운 신호로 악보 대신 표현된 악보집이 있는데 이는 많은 음악전문가들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음악을 이용한 놀이야말로 다른 어떤 종류의 게임보다 건전하고 오락적일 것이다. 요즘 교육과 놀이를 겸한 에듀테인먼트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는데 바로 음악이 대표적인 에듀테인먼트라 할 수 있다.
최근 초등학교에서도 1인 1악기를 권장하고 있는데 사실 악기의 구입비용이나 학습방법 때문에 고작 피리나 단소 혹은 멜로디언 정도를 주로 한다고 한다. 만일 인터넷악기가 보급된다면 악기의 선택도 다양화될 것이고 음악에 소질을 일찍 발굴하여 전문적으로 음악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도 많이 늘어서 대안교육의 방안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음악은 매우 교육적이고 문화적이며 예술적이다. 그리고 다른 어떤 종류의 게임보다 상품의 수명도 매우 길다. 그것은 계속해 새로운 곡이 작곡되고 발표되며 대중음악으로 소개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인터넷과 음악, 그리고 악기의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자. 음악과 악기 모두 전문인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