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엔터테인]스타급 연예인 게임 속으로

지금으로부터 6500만년 전 석기시대의 평화로운 한 숲속 마을에 어리숙한 소년 국찐이와 예쁘고 귀여운 소녀 리나가 살고 있었다. 어느날 인간들을 괴롭히는 아주 난폭한 공룡 ‘티라노’가 부하와 함께 먹이를 찾아 마을에 나타난다. 국찐이와 함께 있는 리나를 보고 첫눈에 반한 티라노는 리나를 납치해 불화산으로 데려간다. 국찐이는 친구 도치와 함께 리나를 구하기 위해 위험하고 긴 여행을 떠난다. 우리의 주인공 국찐이가 티라노를 물리치고 리나를 무사히 구해 마을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는지.

마치 한편의 만화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는 시리아소프트(대표 강대진)가 한창 개발중인 PC 패키지 게임 ‘공룡대탐험’의 기본 스토리다. 아동용 코믹 액션게임인 이 작품에서 김국진은 영화의 주인공처럼 메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어리숙하고 코믹한 김국진의 행동이 게임의 중심 모티브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동안 인기 연예인을 게임홍보에 이용하는 스타 마케팅은 여러번 시도됐으며 대부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감마니아가 ‘패스트푸드’라는 게임을 홍보하면서 여성 4인조 그룹 핑클을 등장시켜 대박의 성공을 이루어낸 이후로 공짜 아저씨 김상경(디아블로2), 미녀 탤런트 이나영(신영웅문) 등 인기스타들이 게임의 홍보대사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들 스타의 경우 게임밖의 현실세계에 머물러있었다.

연예인의 인기를 통해 게임과 개발사의 지명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스타들은 고작해야 코스듐 플레이를 통해 게임의 이미지를 전해주거나 맛보기로 살짝 출연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인기 연예인이 영화나 TV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게임의 히어로(메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올 가을 출시될 예정인 ‘공룡대탐험’의 경우처럼 인기 연예인의 이미지를 모티브로 사용해 게임을 기획·개발함으로써 작품 자체의 인지도를 단숨에 높이는 한편 출연한 스타들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염두에 둔 전략이다.

◇국찐이로 변신한 김국진=MBC에서 방영되는 ‘전파견문록’에서 아이들의 순수한 세계를 비추어 보여주는 김국진의 이미지는 PC게임 ‘공룡대탐험’에 그대로 드러난다. 어눌한 말투에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주변 사람들을 웃기지만 천진난만한 아이의 수수함을 지니고 있는 김국진은 공룡대탐험의 국찐이와 닮은 꼴이다. 게임 속에서 국찐이는 추장의 아들이다. 어리숙한 얼굴과 엉뚱한 행동으로 아버지의 속을 썩인다. 하지만 추장의 아들답게 돌도끼 사냥만큼은 마을에서 최고이며 불화산으로 잡혀간 리나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다. 김국진의 단짝인 개그맨 김용만을 캐스팅하지는 않았지만 리나를 구하기 위해 함께 모험을 떠나는 ‘도치’ 역시 김용만을 닮았다는 느낌이 든다.

시리아소프트는 현재 기획·시나리오·캐릭터 작업 등을 마쳤으며 늦어도 9월께 선보일 예정이다.

시리아의 강대진 사장은 “김국진이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개그맨으로 알려져 있어 김국진의 캐릭터를 사용한 게임을 기획하게 됐다”며 “김국진의 이미지에 맞게 비폭력적이고 재미있는 코믹 액션게임을 개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각공주 박경림=사각얼굴이라는 독특한 개성으로 즐거움을 주는 연예인 박경림은 커뮤니티 게임 ‘고고시(http://www.gogosi.com)’에서 공주로 등장한다. 이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클릭엔터테인먼트의 이상경 사장은 “박경림이 다른 연예인처럼 뛰어난 외모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재치있는 말솜씨와 편한 느낌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데다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느낌을 줘 고고시 게임의 성격과 이미지가 맞아 떨어져 캐스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경림은 이 게임 속에서 특유의 사각얼굴을 지닌 공주 아바타로 분해 가상의 도시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닌다. 게이머들은 가상의 도시 ‘고고시’를 돌아다니다가 카페, 극장, 공원 등지에서 ‘아이디’ 공주로 분한 박경림을 만날 수 있다. 물론 그 시간에 실제로 박경림이 고고시에 접속해 스스로 온라인게임을 즐긴다. 게이머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박경림을 만나 채팅은 물론 함께 더블더블 퀴즈, ○×퀴즈 등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사각공주는 고고시에 대한 일반적인 안내는 물론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를 찾는 연인을 공원으로 인도해주며 고고시 내에 ‘경

림생각’ ‘경림사랑 동호회’와 같은 페이지가 따로 마련돼 있다.

◇힙합보이 양동근=온라인 게임업체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김양신)가 서비스하고 있는 커뮤니티 게임 ‘조이시티(http://www.joycity.com)’에는 양동근이 이달말부터 등장한다. 헐렁한 힙합바지, 요란한 춤솜씨, 코믹한 연기가 트레이드 마크인 양동근은 조이시티의 아바타로 등장해 특유의 끼를 발산하게 된다. 특히 양동근은 게임 캐릭터로 분해서도 힙합춤을 선보이고 ‘동그니배 조이시티 힙합 경연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일 예정이다. 양동근은 동그니 머리, 동그니 바지, 동그니 액세서리 등 양동근의 의상과 액세서리를 아이템으로 제작해 네티즌에게 나누어주는 등 조이시티에서 인기몰이에 나선다. 양동근과 관련된 ○×퀴즈, 양동근 팬사인회 등과 같은 이색 이벤트도 마련되며 양동근이 곧 발표할 힙합앨범의 수록곡도 들려준다.

이밖에도 PC게임업체인 비스코(대표 이지영)는 이달 중순께 인기 여성 4인조 그룹 핑클이 등장하는 ‘토니호크 프로스케이터2’를 출시한다. 스케이드보드 게임인 이 작품에서는 효리·유리·이진·주현 등 4명의 핑클 멤버들이 D캐릭터로 등장해 치마를 펄럭이며 스케이드보드 실력을 뽐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