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이제 더이상 10대와 20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지난해 12월 말 통계자료에 따르면 30대의 43.6%, 40대의 22.7%, 50대의 5.7%가 인터넷을 이용한다고 나타났다. 이 통계는 지난해 8월 대비 30대가 23.1%, 40대가 22.7%, 50대가 32.5%가 증가한 수치로 30대 이상 미들넷족의 인터넷 이용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터넷이 정보 교류, 오락적 특성 등과 함께 수익창출의 한 도구로서 생활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점에서 구매력을 갖춘 30대 이상의 인터넷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인터넷을 이용한 e커머스에서 구매력을 갖춘 30대 이상을 마케팅 타깃으로 삼는다면 수익창출의 길이 그리 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각 가정에 초고속 인터넷 망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주부들의 인터넷 이용률과 온라인 구매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쇼핑에 있어 어느 연령, 어느 계층보다 큰 권한을 가진 이들의 등장은 인터넷업체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업체들은 10명의 10대, 20대 회원보다 1명의 주부고객의 쇼핑 구매력이 더 크다는 자체 분석을 통해 이들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의 경우 전체 회원 중 30대 이상이 4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 구매 단가는 12만1000원으로 20대 이하의 2배에 이른다. 인터파크는 이 수치를 기반으로 30대 이상의 여성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이들을 위한 마케팅 전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e현대백화점도 전체 회원 중 41%의 30대 이상 회원이 전체 매출의 51%를 차지하며, 평균 구매단가도 18만원으로 10만원인 20대 이하와 큰 차이가 난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 옥션의 경우 전체 회원 중 30대 이상의 연령층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실질적인 구매 비중에 있어서 3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특히 99년 말 15% 정도이던 주부 회원이 최근에는 37%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옥션의 경우 30대 이상 기성세대를 신규회원으로 유치하고, 이들의 구매 행위를 유도하기 위해 사이트 개편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또 부동산·금융상품·자동차 등 기성세대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의 사이트를 강화하고 경매 외의 다양한 방식을 통해 30대 이상 회원들에게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30대 이상 상류층을 상대로 운영되는 명품 관련 사이트들도 경기를 타지 않고 지속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아이럭서리·노블리안닷컴·루이지닷컴 등 명품 관련 사이트들은 매달 5억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30대 이상의 인터넷 이용률에 발맞춰 인터넷업체들의 마케팅 공략 대상도 변하고 있다. 접속과 함께 바로 구매로 연결될 확률이 높은 30대 이상의 고객들에게 눈높이를 맞춰 이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인터파크의 이상규 부사장은 “가장 많은 쇼핑 노하우와 쇼핑 선택 권한을 갖고 있는 30대 이상의 주부고객층을 겨냥하기 위해 업계의 전쟁이 예상된다”며 “메일진 서비스 등 e메일 마케팅 기반의 타깃마케팅과 서비스를 더욱 세분화해 이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