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공급업(PP) 등록제 시행으로 기존 PP와 유사한 장르의 PP들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채널전송권을 확보하기 위한 신·구 PP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P등록제가 시행된 지난 3월 이후 현재까지 방송위원회로부터 등록증을 교부받은 비디오 채널 PP는 모두 17개로 이중 상당수가 영화·종교·스포츠 등 기존 PP와 중복된 장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독교·영화·드라마·스포츠·음악 등은 이미 등록증을 교부받았거나 조만간 등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PP를 모두 합칠 경우 무려 4∼5개에 달해 격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종교 장르는 기존 기독교방송 외에 C3TV·크리스천TV가 등록증을 교부받은 데 이어 순복음교회·원불교·천도교 등도 채널 사업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방송법에 케이블TV방송국(SO)의 종교 채널 전송과 관련해 ‘최소 3개 이상의 채널을 전송해야 한다’는 조항 외에는 별도의 의무 전송 규정이 없어 기존 종교 채널을 타 채널로 교체할 가능성도 높다.
음악 장르도 기존 m.net ·KMTV 외에 MTV·스카이MTV·채널브이코리아·유라위성방송 등이 채널을 준비 중이나 SO마다 음악채널은 3개 정도만 운영할 것으로 보여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밖에 OSB-D, 스카이 KBS 등 드라마 장르 2개 채널과 MBC스포츠, 스카이 KBS스포츠 등 스포츠 채널 2개가 추가로 등록돼 기존 드라마 및 스포츠 채널을 합칠 경우 4∼5개에 달한다.
이에따라 SO에 대한 PP의 마케팅이 과당 경쟁으로 치닫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PP들은 최근 SO 마케팅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워크숍을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달 HBO가 SO관계자들과 괌관광을 다녀온 데 이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LG홈쇼핑이 100여명이 넘는 SO관계자를 제주로 초청해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SO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종교 채널 전송과 관련해 SO 측에서 선교비 명목으로 수억원대의 마케팅비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PP가 개별 SO에 홍보 마케팅비를 전달해온 관행도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PP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채널 영업을 시작한 한 신규 PP가 SO당 1000만원 가량의 홍보비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기존에 이같은 영업을 하지 않았던 PP들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따라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