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전문 법률사무소들이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서울 테헤란밸리 중심으로 포진한 IBC·벤처로그룹·INS컨설팅·지평 등 벤처전문 법률회사를 표방한 로펌들은 올들어 이미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규모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이나 투자관련 프로젝트 2건 정도씩을 성사시켰으며 올해말까지 10건 정도 성사시킬 목표로 업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벤처전문 법률회사들은 지난 1년간 코스닥 폭락, 벤처경기 침체 등의 어려움속에서 꾸준히 벤처고객들을 관리하면서 쌓은 노력이 결실을 본 셈이라고 말한다.
벤처전문 법률회사들은 최근 벤처간 M&A, 해외투자 등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벤처전문 법률회사들의 업무영역도 종전 단순한 법률적 자문에서 벗어나 IT분야 비즈니스모델(BM)에 대한 적법성 자문은 물론 본격적인 해외진출상담까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기존 고객들과 해외에 진출한 유망벤처간 펀딩상담까지 하면서 이에 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물론 이들의 어려움도 있다. 인터넷결제같은 새 분야의 BM에 대한 상담 등은 전혀 새로운 분야여서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은 그만큼 다양한 역동성을 갖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장을 비롯, 해외기업에서 근무하던 변호사들이 이 업계에 줄줄이 포진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반증한다.
◇벤처전문 법률회사 급부상=벤처전문 법률회사 IBC는 지난해 미국 워버그핀커스로부터 씨네마서비스에 2000만달러를 투자하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IBC는 지난달에도 로커스홀딩스와 씨네마서비스간 수백억원 규모의 M&A절차를 주관했다. 예전미디어와 로커스홀딩스와의 M&A도 성사시켰다.
벤처전문 법률회사를 표방하는 벤처로그룹도 최근 중국에 진출한 J사에 10개사가 참여하는 수십억원 규모의 투자건을 진행하고 있다. 벤처로그룹은 지난해 1∼2건에 불과했던 수임건수가 올해 최소한 7∼8건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벤처전문 법률회사들의 상담 및 성사 건수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기존 변호사들이 벤처전문 법률회사 설립을 추진하는가 하면 신생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벤처에 맞춘 서비스=벤처전문 법률회사를 표방하는 이들 로펌들은 꾸준한 고객관리를 비롯, 순발력과 원스톱서비스를 지향한다.
특히 대형 로펌들이 대기업·대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안정성과 다소 비싼 비용을 요구하는 데 반해 벤처전문 법률회사들은 벤처에 적합한 일괄서비스 & 신속서비스를 강점으로 삼고 있다.
IBC 최영익 대표변호사는 “대형 로펌이 벤처관련 상담에서 뒤지는 것은 아니지만 벤처전문 로펌들은 신속함과 꾸준한 고객관리속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완전히 뿌리내렸다”고 말한다.
또 이들은 시간당 30만∼40만원대 수준인 대형 로펌 상담비용의 70% 정도에 불과한 비용상의 이점도 또다른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게다가 고문변호사제를 통해 지속적인 신뢰성을 쌓아가면서 이들을 통해 일괄서비스까지 해주는 서비스로 벤처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INS컨설팅 대표 조영길 변호사는 “특히 시간적으로 급박한 상담을 요하는 벤처기업의 다양한 상담요청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라고 말한다. 고객서비스차원의 이른바 원스톱서비스가 주효한 셈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