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인 플립칩(flip chip)기법이 표면탄성파(SAW)필터에 속속 적용돼 플립칩 SAW필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LG이노텍·KEC 등 주요 SAW필터업체들은 갈수록 격화되는 휴대폰의 경박단소화 추세에 대응, 기존 와이어본딩 방식보다 칩 크기를 60% 정도 줄일 수 있는 플립칩 SAW필터를 경쟁적으로 개발, 양산 채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동영상 처리가 가능한 IMT2000 단말기의 경우 부품 실장률을 높이기 위해 현재보다 더욱 작고 얇은 부품들이 요구될 것으로 보여 플립칩 SAW필터는 SAW필터의 주력 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기(대표 이형도)는 최근 플립칩 방식을 적용한 고주파(RF)형 SAW필터를 개발, 현재 주요 휴대폰업체에 품질승인을 신청해 놓고 있다. 국산 RF형 SAW필터로는 처음으로 플립칩 기법이 적용된 이 제품은 가로·세로·높이가 2.0×2.5×1.0㎜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게 특징이다.
성전기는 외국 휴대폰업체로부터 승인을 획득하면 즉시 양산에 나설 계획이며 나아가 플립칩 방식을 중간파(IF)형 SAW필터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KEC(대표 김충환)는 최근 하방접합(FDB)형 플립칩 패키지 기술을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 조만간 RF SAW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KEC의 한 관계자는 “플립칩을 SAW필터에 적용할 경우 현재보다 60% 정도 작은 2.5×2.0×0.8㎜ 크기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면서 “현재 신청해 놓은 품질인증이 하반기경에 가능할 것으로 보여 이르면 내년초부터 본격 양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G이노텍(대표 김종수)은 현재 연구소 단계에서 플립칩 기법을 적용한 RF 및 IF형 SAW필터를 개발하고 양산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샘플 정도를 만들어 국내외 주요 휴대폰업체에 품질 승인을 신청해 놓고 있다”면서 “이르면 6월경부터 광주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SAW필터업체들이 플립칩 기판을 적용한 필터류의 양산에 나설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삼성전기·LG전자·영은전자 등 PCB업체들도 플립칩 기판 생산을 위한 설비 발주를 서두르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