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전자서명시대-전자서명 생활 속으로...

전자서명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인터넷상의 신분확인 도구인 전자서명은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와 함께 필요성이 증대됐으며 이를 확산하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9년 전자서명법을 시행해 이용확산을 유도했으며 현재 4개의 공인인증기관이 인지도 제고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자서명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는 인터넷이 우리 생활 깊숙히 자리잡으면서 오프라인상의 커뮤니티 및 경제활동이 온라인으로 그대로 옮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언제 어디서나 e메일을 통해 소식을 주고 받고 사이버 동창회 등 커뮤니티를 만들어 생활한다. 또 인터넷뱅킹이나 사이버 증권거래, 인터넷쇼핑, 전자입찰 등 돈이 오고 가는 민감한 부분까지도 인터넷상으로 해결하는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유출, 전자거래정보의 위변조, 거래의 불확실성 등 현재 내재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 요구도 함께 늘어나기 시작했다. 예컨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주문한 후 상대방이 마음대로 계약 내용을 바꾼다거나 주문 사실을 아예 부인하는 등 발생가능한 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전자서명 도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서명은 공개키기반구조(PKI)를 이용해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하고 해킹, 문서 위변조, 거래부인 등을 막는 비공인(사설) 인증과 여기에 법적 효력을 추가한 공인인증 등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은행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사설인증 서비스를 통해 인증 서비스가 정착하게 됐으며 정부가 전자서명법 시행과 함께 한국정보인증·한국증권전산·금융결제원·한국전산원 등 4개 공인인증기관을 지정함으로써 전자서명을 활성화하는 기반이 마련됐다.

업계와 정부는 전자서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이는 한편 상반기 중 공인인증기관간 연동작업을 완료하는 등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 내년 말까지 전자서명 이용 인구를 1000만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에는 금융결제원이 조흥은행·신한은행 등 두 개 은행과 제휴를 맺고 기존에 은행 스스로 발급했던 인증서를 공인인증서로 전환해 인터넷 뱅킹을 실시, 지난 1월 초 3만건에도 미치지 못했던 공인인증서 발행건수가 일부 인터넷 뱅킹을 공인인증서 기반으로 전환한 지 한 달 만에 8만여건으로 늘어나는 등 공인인증서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

현재 공인인증서가 활용되는 분야는 한국정보인증과 협약을 맺은 일산병원(전자처방전)·조달청(전자입찰)·신원정보기술(지방세 납부)·건설기술연구원(건설민원)·한국전력 및 고려개발(전자구매) 등이 있다. 또 한국증권전산과 계약을 맺고 있는 증권거래소·삼성화재·국세청 등과 지난해 말 본격적인 공인인증 업무를 시작한 금융결제원이 조흥은행·신한은행·대한화재·이지클럽·점포닷컴 등의 전자거래용으로 공인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전자서명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도 발벗고 나섰다. 최근 정보통신부는 전자서명 인증서를 발급받아 온라인으로 세금이나 공과금을 납부하면 수수료나 납부세액을 감면해주고 하나의 인증서로 인터넷뱅킹·사이버증권거래·원격의료·사이버 주주총회 등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키로 했다.

정통부는 또 공인인증기관과 주요 경제단체, 산업·무역·정보통신 관련협회 및 회원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한국PKI포럼’을 지난 3월 설립, 미국의 PKI포럼이나 유럽연합(EU)의 EESSI(European Electronic Signature Standardization Initiative) 등 해외 PKI포럼과 적극적인 해외 협력을 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고 아시아PKI포럼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전자서명 이용확산을 위해 필요할 경우 제도적인 전략도 필요하다고 보고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실명계좌 개설시 전자인증서를 통해서도 신원확인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추진하는 한편, 청소년 보호법시행령에 성인여부 확인을 위해 전자서명을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 마련도 추진중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