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통산업의 e비즈니스화에 불을 당긴 ‘B2B시범업종 확대사업’은 기실 지난해부터 추진돼 온 ‘9대 업종 시범사업’이 그 모태가 됐다. 산업적 중요성과 정보기술(IT) 기반 인프라 확산 정도에 따라 시급히 사업추진이 필요했던 9대 업종들이다. 시작을 먼저 한 만큼 시행착오를 여러번 겪기도 했던 9대 업종 시범사업은 이제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 각자 제자리 잡기에 분주하다. 9개 업종의 추진현황을 요약 소개한다. ◆
◇조선=지난해 12월부터 올 6월까지가 1차연도 사업기간으로 1차적인 표준화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표준화대상은 부품정보·3차원형상정보·2차원도면체계정보·전자문서 등 크게 4가지로, 현대·대우·삼성·한진 등 4개 조선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IT협력사로는 부품정보의 현대정보기술과 3D형상정보 분야의 삼성SDS·부품디비, 2D도면체계의 일렉트로피아, 문서표준화의 한진정보통신·이씨뱅크 등이 지난해 말 선정돼 각각 40%, 43%, 30%, 45%의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조선5사가 공동 설립키로 한 조선 e마켓 ’조선닷컴’은 대표 선임 등의 문제로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철강=철강산업 B2B시범사업은 표준화된 자재분류체계 수립 및 50여종의 전자문서 개발·표준화가 오는 6월까지로 예정된 1차연도 과제다. 자재품목의 경우 총 25만건에 달하는 전체물품 가운데 공급업체가 용이한 품목을 중심으로 10만건을 선정하게 됐다. 세계적인 철강기업인 포항제철의 주도하에 동부제강·현대하이스코·유니온스틸·창원특수강·세아제강·기아특수강 등 대다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포스데이타를 시스템 구축사로 전자문서 개발, 자재코드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마켓의 경우 올해 표준화작업이 완료되는 시점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 내년부터 설립 검토에 착수할 계획이다.
◇전력=전력 B2B사업은 국내 산업구조의 특성상 한국전력을 정점으로 오는 2003년까지 협력사간 조달·공급관리체계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차 시범사업의 세부과제로는 XML·EDI, 전기수요 DB, 전력구 공사관리시스템 등 3가지로 이미 지난달 개발작업을 마무리짓고, 이달부터 확산적용을 앞두고 있다. 참여범위는 한전을 비롯해 430개 송배전·발전자재 공급업체, 548개 조달물자 공급업체들로 광범위하다. 주관기관인 한전은 또한 전력설비·자재류 e마켓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전자=전자산업은 이미 지난해 말 1차연도 사업을 마무리짓고 2차연도 사업을 진행, 9대 B2B시범업종 가운데 가장 빠른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LG·현대·대우 등 4개 세트업체와 250여개 주요 부품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오는 6월 말까지 2만여건의 표준부품 DB를 구축키로 했다. 이와함께 구매시스템 개발을 동시 진행, 테스트서비스를 같은 기간내 실시할 계획이다. 업종 공동 e마켓의 경우 이달 중 공식 개설해 상용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계=기계업종 1차연도 시범사업 역시 올 6월까지다. 이 기간동안 각종 기계장비의 분류체계를 표준화하고 전자문서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추후 기계산업의 표준으로 제시하고, 민간 e마켓들에 공통 보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초기 설계단계 등에서 정보공개를 꺼리는 업종 속성상 체계적인 정보수집에 어려움을 겪은 게 사실이다. 기계업종은 현재 민간부문에 등장한 e마켓이 무려 26개에 달해 아직은 공동 e마켓 구축계획은 없다.
◇생물=지난해 7월 생물산업협회를 주관기관으로 시작된 생물산업 B2B시범사업은 지난달 정보전략계획(ISP) 수립을 끝으로 2차연도 과제에 착수했다. 종근당·대웅제약 등 10여개사의 추가 참여의사를 받았으며 에코솔루션 및 켐크로스가 작성중인 2차연 사업계획은 이달내에 제출될 예정이다. 2차연도 사업에서는 전자문서·전자카탈로그 등 기반시스템의 표준화와 공동 e마켓 구축을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e마켓은 생물의약·생물화학업종에 특화시켜 내년 초 법인형태로 출범시키기로 했다.
◇섬유=섬유는 B2B의 원조격인 신속대응(QR)사업을 이미 지난 98년부터 진행해왔다. 당초 국내 기업간 정보공유와 협업시스템 구축을 위해 진행된 섬유QR은 올해부터 국제표준의 B2B사업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현재 의류와 유통업체간 QR시범사업은 초기단계로 가격변동이 적은 중고가품목 위주로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B2B의 경우 교직물·복합소재가공원단업체와 중가의류업체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실시를 앞두고 있다. QR과 B2B의 경우 지속적인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e마켓은 상반기내 공동 법인으로 설립할 예정이다.
◇유통=유통산업은 지난해 10월 ISP를 수립한 이래 현재 국제표준 상품코드·스코어카드·전자카탈로그 구축을 역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자카탈로그 구축사업은 다음달 시범서비스에 착수키로 하는 등 1차 시범사업의 핵심 산출물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이마트·현대백화점·롯데마그넷·LG유통·한국까르푸 등 대형 5개사와 관련 제조업체들이 포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 하반기 2차연도 사업부터는 EDI·포스데이타·협업설계보충(CPFR) 등 핵심사업 위주로 재편할 계획이며, 현재 유통업계 공동의 e마켓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자동차=지난해 하반기 본격화한 자동차 B2B 1차시범사업은 올 상반기까지 공용네트워크(KNX)·EDI를 개통하고 표준부품정보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KNX 및 27종의 표준전자문서는 개발 완료하고 최종 테스트 중이며 올 7월까지 약 20만건의 부품정보를 표준화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대우차 등 완성차업체와 10개 부품협력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종전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간 부가가치통신망(VAN)을 KNX로, 기존 사설EDI를 표준EDI로 각각 대체하는 한편 표준부품정보를 적용할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