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서버시장이 인텔코리아의 약진으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텔코리아(대표 김명찬)는 주기판·파워서플라이·핫스왑베이·컨트롤러 등 주요 부품을 장착한 일명 ‘화이트박스’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국내 서버시장 점유율이 이미 2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화이트박스를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는 PC서버까지 집계한다면 인텔서버는 판매 대수 측면에서는 이미 1위 업체인 컴팩코리아를 뛰어넘는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현대멀티캡·넷컴스토리지 등 중소업체와 리눅스서버 업체들의 공급 대수까지 감안하면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얼마나 팔리고 있나=현재 인텔코리아의 서버는 부품 형태로 공급돼 일부는 삼테크·인텍앤컴퍼니·제이씨현 등 총판을 통해 조립서버로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판매방식으로 인해 정확한 판매대수 집계가 어려울 뿐더러 인텔코리아 역시 실적공개를 극히 꺼리고 있기 때문에 총 공급대수는 베일에 싸여있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다만 “올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다른 서버업체들이 20% 이상 공급대수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인텔만은 10% 이상 증가했다”며 “이는 컴팩코리아에 이은 판매량으로 삼성전자 등 화이트박스를 가져다 솔루션을 얹어 판매하는 업체들의 공급대수를 감안하면 업계 1위나 다름없는 수치”라
고 밝혔다.
실제로 인텔코리아는 삼테크 등 총판과 유니와이드·현대멀티캡·리눅스원 등 리셀러들의 판매증가에 힘입어 지난해는 전년에 비해 40% 이상 증가해 이미 2만대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보다 훨씬 높은 60∼70%선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다른 업체들이 20% 정도 판매량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1·4분기 판매량의 경우는 컴팩코리아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특히 컴팩코리아의 경우는 지난 1·4분기에 격심한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에 이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서버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IDC가 지난해 조사한 국내 PC서버 시장 점유율(판매대수)에서 기타 부분(10%)은 대부분 인텔서버이며 여기에 삼성전자(2위), 리눅스원(7위), 자이온(9위) 등의 일부 서버판매량을 합하면 이미 컴팩코리아(2만544대)의 수위 자리를 넘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왜 많이 팔리나=인텔서버가 이처럼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타사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의 영향이 크다. 현재 인텔서버는 타사 제품에 비해 30% 정도 싼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이러한 ‘저가 공세’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속에 경비 절감을 원하는 수요자들의 관심과 맞물려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인텔이 그동안 프로세서 시장에서 쌓아온 명성과 기능에 대한 신뢰성이 결합, 상승작용을 일으켜 특히 보급형 PC서버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인텔코리아가 64비트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 출시에 맞춰 고성능 서버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쟁 업체들을 더욱 긴장하게 하고 있다.
◇경쟁업체의 반응=PC서버시장 1위 업체인 컴팩코리아(대표 강성욱)는 인텔서버
의 점유율(판매대수)이 지난해 10%에서 올들어 20%선으로 성장한 것으로 파악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 회사 PC서버사업부의 송학동 부장은 “인텔서버와 가격면에서는 사실상 경쟁이 힘들다”면서 “서비스 및 솔루션 차별화와 핵심업무용 수요처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맞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LGIBM(대표 변보경)도 인텔서버 점유율이 20%선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 전문 파트너를 통해 중소 IDC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는 등 이의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리눅스를 기본 운용체계(OS)로 탑재한 저가 모델을 조만간 출시해 인텔의 저가공세에 맞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서버업계 전체가 인텔서버의 부상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화이트박스형 인텔서버의 인기가 일시적이라는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물론 시장진입 초기에는 저렴한 가격이 수요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만 결국 성능과 서비스 경쟁국면으로 들어가면 뒤처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그동안 인텔서버의 성장세를 놓고 볼 때 일시적인 판매 호조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텔서버의 공급량이 시장에서 점점 더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은 증가세가 계속되면 경쟁업체들의 견제가 더욱 심해져 치열한 공급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어쨌든 컴팩코리아가 주도해온 국내 PC서버시장은 인텔코리아의 부상으로 올해에는 더욱 치열한 수위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