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된 세계 최대규모의 보안장비 전시회인 ‘ISC엑스포2001’에서는 보안장비의 디지털화가 여실히 드러났다. 전체 참가업체인 520여개 업체 중 전체 3분의 1 이상이 DVR(Digital Video Recorder) 제품을 출품했고 DVR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에서도 20여개사 가까이 참가했다. 이는 국내 관련업체 수의 절반에 해당되는 규모다.
출품 분야에서는 또한 네트워크 기능을 강조해 1만여 대의 DVR를 연결하는 등 대규모 장소를 소규모 인력으로 감시할 수 있는 고기능 PC타입 DVR과 4채널 PC기반 제품, 스탠드얼론 타입 제품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는 세계시장이 대규모 고기능 고가형 DVR와 소규모 점포나 주택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저가형 DVR로 양극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고가형 고기능 PC타입 DVR의 경우 바이콘 등과 같이 세계 보안장비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시장에서 오랜 기간동안 신뢰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은 업체가 주도권을 쥐고 있어 국내업체의 경우 이들 업체에 고기능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저가형 DVR의 경우 이번 전시회에서 좋은 반응을 보인 4채널 PC기반의 저가형 제품과 스탠드얼론형 제품이 각기 특성을 바탕으로 경합을 이루고 있는데 가격대는 대당 1000달러 선에서 경합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PC기반의 저가형 제품은 네트워크 기능과 업그레이드가 용이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고 스탠드얼론형 제품의 경우 사용법이 쉬워 소규모 점포 등의 보안담당자가 선호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스탠드얼론형 제품이 멀티플렉서에 녹화기능을 추가한 파나소닉·미쓰비시 등 일본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저가형 DVR 시장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골든퍼시픽 일렉트로닉 등 가격경쟁력을 갖춘 대만업체들의 급부상도 점쳐지고 있다.
전문시장조사회사 SDM이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시장 보안장비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시 고려사항은 고용주의 경우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능성을 중시하고 있고 실제 사용자는 쉬운 사용법을 중시하고 있어 PC기반과 스탠드얼론 타입 제품이 두 가지 요소를 각기 만족시키면서 보안장비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또한 침입방지를 위한 효과적 기능과 외부에서 작동 가능한 기능 또한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한편 프리도니아 그룹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세계 DVR시장은 올해 1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2002년 28억달러 등 보안장비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CCTV시장을 점차 대체하는 등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보안장비 시장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성격이 강해 안정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각 시장상황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DVR대체 초기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