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투사 증가는 둔화, CRC 는 급증

-구조조정으로 옮겨간 투자관행 변화 단적으로 보여줘

‘올해 벤처업계 화두는 구조조정.’ 벤처관련 전문회사들의 설립동향을 분석하면 이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16일 산자부와 중기청에 따르면 창투사 신규 등록은 주춤하고 있는 반면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설립은 올해들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와 같은 코스닥 불황기에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회수(exit)전략보다는 기업구조조정 등을 통한 수익창출이 보다 즉각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말까지 등록된 창투사는 147개사였으나 올해들어 신규설립은 단 2건에 그쳤다. 등록취소된 3개사를 감안하면 오히려 1개 업체가 감소했다.

반면 CRC는 지난해말까지 58개사였으나 올들어 2개사가 등록 취소되고 14개사가 신규 등록해 총 70개사로 늘어났다. 특히 수익모델 다변화를 위한 기존 창투사들의 CRC 겸업화도 이같은 현상에 일조를 하고 있다.

IMM파트너스, CDIBMBS벤처캐피탈, 국민기술금융, 제일창투 등이 기존 창투사들이 겸업사로 설립한 회사들이다.

또 금융권 출신들도 구성된 순수 CRC 등록업체의 급증도 눈에 띄고 있다. 현재 케이씨알파트너스, 쥴리어스캐피탈, 테라윈, 파워밸리홀딩스, 골든브릿지씨알씨, 우리에셋투자, 아워스인베스트먼트, 드림기술투자, 캐피탈라인 등이 등록을 마쳤다.

이중에는 에스넷시스템, 흥창, 두성네텍 등 지난해까지만 해도 창투사쪽에 관심을 보였던 IT기업들이 출자한 CRC들도 상당수 눈에 띄고 있으며 홍콩, 대만 등 해외 자본의 진출도 두드러지고 있다.

산자부 한 관계자는 “최근 우리의 경제 상황은 기업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며 “이런 현실이 시장 상황에 반영돼 구조조정회사가 증가하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