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칼라일펀드와 진행해 온 쌍용정보통신의 지분매각이 사실상 결렬됐다.
이에 따라 쌍용정보통신의 최대주주인 쌍용양회와 쌍용양회 채권단은 조만간 새로운 매각파트너를 찾아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양회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 관계자는 16일 “이미 2주전 칼라일측의 협상팀이 철수했고 현재 협상종료를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칼라일측이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해와 협상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칼라일은 지난 1월 쌍용정보통신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기본계약을 체결했지만 협상과정에서 자산인수방식을 주장,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 쌍용양회는 1월 14일 칼라일에 쌍용정보통신 지분 384만주(71%)를 3168억원에 매각하기로 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한 후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이미 배타적 협상기한인 2월말을 넘긴 데 이어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칼라일과의 배타적 협상때보다 쌍용양회의 여건이 크게 개선돼 보다 나은 조건에서 쌍용정보통신의 지분매각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칼라일의 무리한 요구에 끌려다니며 헐값으로 매각할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웠다.
쌍용양회는 채권단의 채무구조조정에 따라 대출금 중 1조4000억원이 출자전환됐고 일본측 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도 3000억원을 출자해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칼라일이 요구하는 자산인수방식을 추진할 경우 쌍용정보통신의 지분매각 시간이 오래 걸려 쌍용양회의 자구안 마련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달말까지 칼라일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국내외 정보기술(IT)업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매각파트너를 찾을 예정이다.
그러나 쌍용양회는 “이달말까지 칼라일과 협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희박하지만 쌍용정보통신 지분매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증시 관계자도 “지분인수방식이나 주당단가보다는 우발채무(contigent liabilities)로 인해 쌍용정보통신의 지분매각이 연기되고 있다”며 “이달말까지는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