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출이다>(9)2차전지-특허 동향

◇미국·유럽에 지재권 집중=

현재 모바일 정보통신기기에 중점 채택되고 있는 리튬이온전지를 미국·유럽 국가는 생산하지 않고 있다. 왜일까. 기술이 없어서 일까. 아니다.

 미국·유럽 업체들은 특허 등 2차전지 관련 지적재산권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제조업으로 일본을 이기기는 힘들기 때문에 원천기술을 이용한 로열티 비즈니스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들 미국·유럽 전지업체들은 연구개발센터만을 운영하면서 여기서 나오는 로열티로 2차전지를 생산하는 업체보다 짭짭할 재미를 보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국내 대기업이 2차전지 시장에 경쟁적으로 참여함에 따라 그동안 서랍 속에 묻어 뒀던 특허를 이용해 한국에서 돈을 벌어들일 궁리를 하고 있다. 이미 서너 개의 미국·유럽 업체들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거나 국내 변리사무소와 계약을 맺어 국내 2차전지업체의 매출이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업체가 이들 업체의 지적재산권 공세에 시달릴 날도 머지않았다. 이미 LG화학 등 선발업체는 매년 거액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리튬이온 2차전지의 특허는 지난 92년부터 전지 관련 특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의 개발에 촉각이 모아지는 추세를 대변하고 있다. 2차전지는 양극·음극의 재료, 이를 시트상 전극으로 하기 위한 바인더와 기판, 양·음극의 단락을 막는 세퍼레이터, 리튬이온을 용해한 전해액, 이상시 전지 내압을 감소시키는 안전변, 전지캔과 봉구체 등 각종 부품에 대해 특허가 중점 출원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도 지적재산권 등록, 크로스 라이선스를 통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될 것으로 보인다.

◇어떤 특허가 있나=

 양극에 관한 특허는 전지의 고용량화 요구에 부응해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극 재료 특허의 70%는 코발트 산화물·망간 산화물·니켈 산화물에 관한 것으로 이들 3종의 재료가 연구개발 주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중에서도 최근 망간 산화물과 니켈 산화물에 대한 특허건수가 늘고 있어 코발트 산화물을 대체하는 신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개발 포인트는 방전용량 및 충반전 사이클 성능의 향상과 재료의 균일한 합성에 맞춰져 있다.

 음극에 관한 특허는 탄소 재료에 관한 출원이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 메소페이즈 피치계 탄소섬유 및 메소카본마이크로비즈를 흑연화한 탄소 및 천연흑연·수지소성 탄소 등이 실용화돼 전지에너지 향상을 꾀하고 있다. 나아가 흑연계 탄소의 이론용량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구조의 탄소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그 대상은 코크스·흑연·유기물 소성체·기상성장탄소·카본블랙·탄소섬유 등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금속리튬·리튬 합금에 대한 연구는 줄어드는 반면 주석·실리콘 등의 산화물과 코발트 및 동 등의 질화물을 음극 재료로 이용하는 연구에 대한 특허가 늘어나고 있다.

 전극과 관련해서는 양음극기판·바인더·도전재 등 재료 및 전극체의 구조, 전극 제조 방법에 관한 특허가 늘어나고 있다. 전극 구성재는 전극기판과 활물질의 밀착성 향상을 위한 바인더의 개선, 대전류 성능, 사이클 연장을 목적으로 한 도전재의 개선, 전극기판 및 리드의 개선 등이 눈에 띈다.

 전지와 관련한 특허는 전지의 안전성 향상에 관련된 내용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전지 내 이상 압력 상승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판 구조 및 전지 내의 가스 유통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구조뿐 아니라 과충전시 및 발열시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전류제어 기구에 관한 출원이 증가하고 있다.

 2차전지는 양·음극 활물질의 개선과 함께 구성재 개선에 의한 전극의 고충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전지의 에너지 밀도 향상에 따라 전극재료, 특히 음극 탄소재료의 고용량화가 요구되고 있다.

 앞으로의 전지 개발은 고에너지화와 안전화 기술이 양립할 수 있는 차세대 고에너지 전지를 향해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