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PC, 안전인증대상에서 제외될듯

 조립 PC에 대해서도 안전인증을 받도록 규정한 전기용품 안전인증제도의 시행일이 오는 7월 1일로 임박한 가운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조립PC가 인증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본지 9일자 1면 참조

 17일 산업자원부 및 관련 인증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공시된 안전관리법 시행규칙은 안전인증 대상에 조립PC를 포함하고 있으나 무수히 많은 종류의 조립PC에 대해 일일이 인증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업계의 주장에 따라 완제품은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인증기관의 추진방향

 산업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 제품안전과의 방오균 과장은 “기본적으로 완제품 PC는 안전인증 대상에 해당되지만 현실 여건을 고려해 부품에 대해서만 인증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품 단위로 인증을 받도록 할 경우 안전과 직결되는 파워부문이나 주기판 정도가 해당될 것”이라고 밝혀 2∼3개 부품이 안전인증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기술시험원도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조립PC 업체들에 대해 그것도 모델별로 일일이 안전인증을 받도록 하는 것은 인력면에서나 경제적 파급효과 면에서 그다지 효용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경만 산업기술시험원 품질인증센터장은 “외국의 경우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PC에 대해 강제적으로 안전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대기업과의 형평성, 조립PC 업체들의 영세성을 감안해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인증을 받도록 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립PC 업계의 반응

 조립PC 업계는 기술표준원이 완제품PC를 안전인증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업체들은 “소비자 안전과 직결될 부분에 대해서만 안전인증을 받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정부가 당초 원안대로 모든 완제품PC에 대해 안전인증을 받도록 할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용산조합(이사장 권영화)은 20일 전국 컴퓨터 상우회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열어 입장을 정리하고 이를 관련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다.

 

 ◇향후 전망

 정부가 현재 검토중인 안을 최종안으로 확정할 경우 조립PC 업체들은 큰 불만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스위칭모드파워서플라이(SMPS) 업체와 주기판 생산업체는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PC에 대한 안전인증은 정보·사무기기에 관한 국제 안전인증규격인 IEC60950에 따라야 하는데 과연 국산 SMPS가 인증을 획득할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이 기준에 외산은 통과하고 국산은 통과하지 못한다면 국내 SMPS 산업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기판 부문은 긍정적인 측면도 거론되고 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유통업체들이 너도나도 수입, 판매하다보니 저질 시비도 일고 있는 측면에서 앞으로 제조업체가 안전인증을 받는다면 시장질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