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위치기반 서비스 아직은 걸음마 수준

무선인터넷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위치기반서비스(location based service)가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위치기반서비스는 이용자의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주변지역 관련 정보를 입수하는 한편 타인의 위치를 파악해 업무에 활용하거나 노약자를 보호하는 등 부가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휴대폰을 이용한 위치기반서비스는 주변지역 관련 정보를 얻는 정보제공서비스, 특정인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위치추적(트래킹)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게임이나 벨소리·캐릭터 다운로드 등 엔터테인먼트서비스에 밀려 아직 크게 활성화하지 못한 상황이다. 실생활에 직접 적용할 경우 상당한 편리성을 제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치기반서비스가 이용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은 몇 가지 걷어내야 할 걸림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위치 파악이 어렵다=휴대폰을 이용한 위치 파악은 기지국의 셀 반경을 기반으로 한다. 한 개 기지국이 커버하는 거리는 수도권의 경우 반경 500m에서 1㎞ 정도. 결국 이만큼의 오차범위가 생긴다는 뜻이다. 현재 내가 위치한 곳에서 가까운 음식점이나 극장 등 주변지역의 정보를 검색할 때 1㎞의 오차범위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위치추적서비스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위치추적서비스는 노약자나 어린아이의 위치를 파악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거나 택배나 화물운송 등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위치의 정밀도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위성위치측정시스템(GPS) 모듈을 이동통신 단말기에 연결시킬 수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또 연말 또는 내년 초 퀄컴이 GPS 기능을 내장한 MSM칩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이를 채택한 단말기가 나오는 내년이나 돼야 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가 부족하다=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주변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양한 콘텐츠 확보가 관건이다. ‘업종별 위치찾기’ 등을 통해 음식점이나 스포츠센터·은행 등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제공하지만 한두 개에서 많아야 10개 가량만이 화면에 나타난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정보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숫자다. 또 2∼3개월에 한 번씩은 변화하는 주변 상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지만 이 작업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현재 유선인터넷에서 지역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의 제휴가 필수적이다.

◇이동통신사간 연동이 안된다=현재 무선 위치기반서비스 가운데 그나마 인기를 끄는 것은 친구찾기(011)·수호천사(016)·웨어아유(019) 등으로 불리는 특정인의 위치를 찾아주는 서비스. 이는 이용자가 지정한 사람의 현재 위치를 검색,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011 가입자는 011 이용자만, 016 이용자는 016을 사용하는 사람만 찾을 수 있다. 이동통신사들간의 연동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반쪽짜리 서비스다. 그나마 017과 018 망에서는 이 서비스가 지원되지도 않는다.

◇발전방안은 없나=위치기반서비스가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현재 서비스의 문제뿐 아니라 위치 관련 정보를 무선으로 접했을 경우 한 번에 해당 사이트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푸시기능 등 위치를 기반으로 한 응용서비스가 제공돼야 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예컨대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극장을 찾은 다음 버튼 하나로 무선 극장 사이트에 접속해 예매까지 끝내는 환경이야말로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서비스라는 것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