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낙경의 벤처만들기>(1)벤처 이등병의 생존 전략

 신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자리잡은 벤처기업이 1만개를 돌파했다. 그러나 거품론, 수익모델 부재, 자금확보, 도덕적 해이 등 벤처기업이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이제는 벤처의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발전을 가져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신문은 KTB인큐베이팅의 송낙경 사장이 그간 벤처창업의 일선현장에서 예비 및 신생 벤처기업들의 창업과 성장을 도우며 느낀 생생한 경험을 통해 올바른 벤처기업의 발전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송 사장은 지난 83년부터 17년간 KTB네트워크에서 근무하다 지난해부터 KTB인큐베이팅을 이끌고 있다. 편집자

 

 ‘올들어 벤처투자열기 급랭’ ‘벤처기업 가장 큰 애로는 자금조달’ ‘창투사, 조합설립 급감-코스닥침체 등 원인’.

 최근 신문기사 중 벤처기업과 관련해 눈에 띄는 기사제목들이다.

 코스닥시장이 무너지면서 지난 일년 가까이 숨을 죽이고 여건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려온 벤처기업들에는 참으로 답답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창업상담을 하면서 만나는 예비창업자들 중 상당수가 향후 일년내 자금조달의 첫번째 창구로 벤처캐피털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들 중 대부분은 벤처캐피털의 투자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는 벤처캐피털의 책임이라기보다는 기업 스스로 풀어봐야 할 문제다. 왜냐하면 필자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대부분 설립 초기의 벤처기업들은 사업모델이 아직 명확하지 않고 수익성에 대한 판단이 어려우며 현금흐름상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창업기업들은 하루하루 생사의 현실에 직면하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핵심역량과는 거리가 있는 단순용역사업도 불사하게 된다.

 결국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이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자금부족, 핵심인력 유출, 이에 따른 경쟁력 상실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이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성있는 자금조달전략을 가져야 한다. 인큐베이팅을 하고 있는 필자가 창업기업들의 자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전략은 벤처캐피털을 포함해 잠재투자가들에게 미리미리 해당사업에 대한 정보를 공개,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심지어 경쟁그룹으로 여겨지는 업체에까지 정보를 줘 필요한 경우 전략적 관계까지 맺는 방안을 도모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해당사업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갖고 있는 ‘진정한 엔젤’을 접촉해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 만일 창업 아이템이 무선인터넷콘텐츠서비스라면 이동통신사업자로부터 적은 규모라도 투자를 이끌어낼 경우 마케팅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자금조달도 결국은 꾸준한 네트워크활동의 결과이지 하루 아침에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영업실적이 없는 창업기업의 경우 6개월, 아니 일년이 걸릴지도 모를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치밀하고 장기적인 전략수립이 요구된다. 오늘도 많은 창업기업들이 여기저기 벤처캐피털이나 여러 투자기관의 창구를 찾을 것이지만, 그들 중 과연 얼마나 투자가들로부터 관심을 끌어 자금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