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운동행태를 보이는 신경질환 모델 동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개발돼 국제 학술지에 실리는 등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실험동물실 소동물팀(팀장 이철호)은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정영길 교수팀)과 공동으로 한국산 야생생쥐로부터 유전적으로 비정상적인 운동행태를 보이는 야생 생쥐를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특히 연구진은 야생생쥐로부터 비정상적인 운동을 나타내는 관련 유전자가 8번 염색체에 존재한다는 것과 행동이상의 형태 등이 소뇌이상에 따른 인간의 신경계 질환과 유사함을 밝혀 최근 국제 학술지인 ‘맘마리안 게놈 2001’지에 발표하는 등 연구결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더욱이 연구진은 캐나다 캘거리대학의 리처드 학스 박사팀과 공동으로 이들 생쥐의 경우 신체의 운동을 통합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소뇌의 퍼킨지 세포수가 줄어들고 세포간 시냅스가 비정상적인 변화를 보인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이들 생쥐를 소뇌발생연구 및 신경질환연구용 모델 동물로 이용할 경우 인간의 소뇌손상에서 오는 운동실조, 떨림, 근육긴장저하 등의 치료연구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보행을 제대로 못하고 뒤뚱거리는 등의 운동이상을 보이는 돌연변이 생쥐를 지난 95년 발견, 6년여의 연구 끝에 국내 최초의 자연발증형 신경질환모델을 확립하게 됐으며 이름을 ‘포고마우스’로 명명했다.
세계적으로 포고마우스와 비슷한 운동실조증 마우스는 8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8번 염색체에 이상이 있는 운동실조 마우스는 3종에 불과하다. 이러한 희귀성 때문에 포고마우스는 일반 마우스의 100배가치에 해당하는 마리당 20만원에 거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생명연 이철호 박사는 “100년의 실험동물 역사상 자연발증 질환모델 동물이 450여종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 연구는 큰 의미가 있다”며 “인간의 소뇌이상으로 인한 운동기능의 저하를 연구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