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유지보수 아웃소싱, e마켓 영역으로 뜰까

 SK(주)(대표 황두열)가 산자부 B2B시범사업에 ‘플랜트 MRO’ 사업권을 신청한 것과 관련, 국내 플랜트 유지·보수 아웃소싱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플랜트 유지·보수는 말 그대로 공장의 노후된 설비를 교체하는 일로 하드웨어적인 요소와 서비스적인 요소가 함께 포함돼 있다. SK는 지난해 4월 오프라인의 플랜트 운영 경험과 기술, 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TF팀(TMSS)을 구성, 외부 사업을 벌여오다 7월 온라인에 기술 사이트(http://www.skmss.com)를 열고 B2B e마켓으로 확대를 꾀해왔다. 특히 TMSS는 산자부 시범사업자 선정을 계기로 ‘플랜트 유지·보수 전문 e마켓’을 만드는 동시에 독립 법인을 설립, 온·오프라인에서 사업을 전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업무가 독자 사업 영역으로 떠 오른 이유는 60, 70년대 외국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국내에 설립된 대부분의 공장들이 내부 부품을 교체하거나 건물 자체를 보수해야할 시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어진 지 30∼40년에 이르는 정유 및 화학, 가스, 전력 분야 등의 시설 및 장치분야의 공장은 부품같은 제조 분야보다 더욱 절실하다. 공장 자체의 효율성이 제품의 성능에 직결될 뿐 아니라 산업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과 달리 이 영역에 대한 국내 경쟁력은 낙후돼 있다. 국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하는 SK만 해도 100여개의 대형 공장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1000억원 규모. LG칼텍스정유, 현대정유 등을 포함한 국내 전체시장은 연간 7조∼8조원으로 추정된다. 벡텔, 파슨스 등 외국 선진기업이 아웃소싱 전문기업에 위탁 서비스를 받으며 효율화를 꾀했다는 점과 비교하더라도 국내 플랜트 유지·보수 업무는 개별 기업이 아닌 산업 전체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SK의 고민은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에 부담스럽다는 데 있다. 아웃소싱에 대한 개념이 일반화돼 있지 않아 다른 대기업들의 서비스 이용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특히 사업을 위해 필수적인 데이터 표준화 작업에만 최소 50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초기 투자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

 산자부 B2B시범사업을 교량으로 플랜트 온·오프라인 아웃소싱 사업을 펼치려던 SK 전략은 주춤한 상태다. 그러나 TMSS TF팀은 계속 가동된다. TF팀 관계자는 “당분간 온라인 기술 사이트 운영에 주력하겠지만 더디가도 언젠가는 선택해야 하는 길”이라며 플랜트 유지·보수 e마켓 설립을 기약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