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국내 대표적인 기업대 소비자(B2C)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은 사이트 개편과 함께 서버·경매엔진·결제·지불 등 모든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이 분야 선두업체로서 이미 확보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더 많은 거래를 유도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미 지난해 신규 진출한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서비스 한 달여 만에 사무용 비품 및 기업소모성자재(MRO) 분야에서 10억원 이상의 거래 실적을 기록한 옥션은 매출 확대와 수익 창출을 위해 B2B 및 기업대 정부(B2G) 전자상거래 분야로 비즈니스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 B2B 분야에서 불과 10개월여 만에 거래금액 1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확고하게 자리잡아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옥션은 B2B 분야는 물론 B2G 분야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3월 현재 옥션은 전국 230개 우체국을 비롯해 체신청·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 MRO 물량을 납품해 23억원의 거래실적을 올렸다.
그동안 웹서비스와 B2C사업에만 전념하던 라이코스코리아·유니텔·야후코리아 등 대형 포털업체들도 최근 B2B사업 진출 움직임이 한창이다.
라이코스코리아의 경우는 중국·일본·싱가포르 등 모두 10개국에 이르는 라이코스 아시아 네트워크를 활용해 B2B 분야에 뛰어들었다. 유니텔은 라이코스코리아를 비롯해 미국 등 7개국 통신업체들과 글로벌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 망을 구축하고 전자상거래 솔루션을 개발해 온라인임대사업(ASP) 등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 B2C사업과 유료 콘텐츠라는 한정된 수익구조로는 안정적인 매출과 사업 성장 면에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B2C 분야에서 B2B 혹은 B2G 분야로 비즈니스모델이 다양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기업내(B2E) 상거래와 개인간(P2P) 상거래다. B2E는 특정기업의 직원들에게 파격적인 할인율을 적용함으로써 매출을 극대화하는 비즈니스모델로 향후 오프라인 유통기업과 B2C 전문업체들을 중심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난 2월 고객사 직원 전용 쇼핑몰인 ‘B2E몰’을 개설한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닷컴은 회원들의 구매력과 충성도 측면에서 다른 비즈니스모델보다 월등할 것으로 기대하며 고객사 확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포털이나 중간 사이트를 경유하지 않고 개인과 개인이 직접 만나 거래가 가능한 P2P 서비스는 B2C를 비롯한 기존 비즈니스모델과 달리 서비스의 장만 열어두면 가입회원끼리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 가입자 유인효과가 높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따라서 커뮤니티를 활용해 전자상거래로 이어질 경우 과다한 비용지출 없이 수익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기존에 중소 벤처기업 중심의 P2P 시장에 최근에는 삼성과 대우·SK 등 대기업이 속속 참여하면서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옥션의 비즈니스모델 다각화와 대형 포털업체의 변신, 롯데닷컴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에의 도전을 비롯해 대기업의 P2P 분야 진출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제 닷컴기업들은 적극적인 매출 확대와 수익 창출을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전개하지 않고서는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수익은 고사하고 뚜렷한 매출조차 없이 회원 수 증대를 통한 미래 가치 창출에만 전념하는 닷컴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